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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람코는 5월 아시아 인도분 경질유 가격을 배럴당 30센트씩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그간 아람코는 오만-두바이 시세에 배럴당 2.5달러씩 웃돈(프리미엄)을 붙여 경질유를 판매했지만 앞으론 프리미엄이 2.8달러로 상승한다. 중질유 OSP 프리미엄도 4월 배럴당 0.75달러에서 1.25달러로 인상하기로 했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만 해도 시장에선 아람코가 경질유 OSP를 43센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황이 바뀐 건 지난 2일 OPEC+가 하루 116만배럴을 추가 감산하기로 결정하면서다. 이 가운데 사우디의 감산량이 50만배럴로 가장 많다.
이번 OSP 인상은 감산에 따른 유가 인상 우려가 현시화한 것이다. 이번 인상 결정은 한국과 중국, 일본, 인도 등에 적용되는데 정유사와 소비자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조반니 스토노보 UBS은행 애널리스트는 “가격 인상은 (높아진 가격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수요가 여전히 강할 것으로 사우디가 예상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로이터는 싱가포르계 무역회사 관계자를 인용해 “OSP가 높아지면 정유사의 마진을 잠식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이라크나 쿠웨이트 등 다른 중동 산유국도 아람코의 뒤를 따라 원유 판매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시아 정유사들이 러시아나 중·남미 등으로 수입망을 다변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각각 대러 경제제재와 높은 운송비 등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가 상승이 산유국들에 유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혼마 다카유키 스미토모상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산유국들은 유가가 배럴당 90~100달러로 오르길 바라는 것 같지만 유가가 상승하면 경기 침체와 수요 부진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