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언론장악 문건 발언에…이동관 “무책임한 카더라식 발언”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박지원 전 국정원장과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언론장악 문건에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가 관여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이동관 후보자가 방통위 대변인실을 통해 입장 자료를 내고 반박했다.

박 전 원장은 오늘(3일)모 방송사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이동관 후보자가 MB정부 홍보수석 재직 당시 국정원에 요청한 문건을 직접 보았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이명박 정부 때 국정원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이른바 ‘청와대 홍보수석실 언론 장악 문건’에 대해 “저는 그 문건을 봤다. 그 문건을 보면 그때나 제가 국정원장 한 1년 전이나 이 보고서 형태가 딱 보면 아 이건 국정원 문건이다 알 겠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가 해당 문건과 관련해 지시한 적도 없고 본 적도 없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거기에 있는데 없다고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동관 후보자는 “거듭 밝히지만 그러한 문건 작성을 지시한 적도, 보고받은 적도, 본 적도 없다”면서 “고위 공직을 두루 거친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해선 안 될 무책임한 카더라식 발언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박 전 원장에게는 당당히 물증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이 후보자는 “문재인 정권 당시 검찰 수사를 받았던 방송사 간부들로부터 ‘이동관이 시켰다는 진술을 하나만 해라’는 압박을 받았다는 얘기를 직접 듣기도 했다”면서 “정치인과 언론인에 대한 무차별 사찰과 도청이 이뤄졌던 DJ정권의 핵심인 박 전 원장 눈에는 모든 사안이 공작이자 음모로 보이는 모양”이라고 했다.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는 “‘대통령 후보 나오려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는 발언으로 대통령과 참모 사이를 이간질한 데 대해선 실소를 금할 수 없다”면서 “오로지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공정한 미디어 생태계 복원이 저의 과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박 전 원장께서 조선 시대에 태어나셨더라면 5대에 걸쳐 영화를 누린 유자광을 뛰어넘는 인물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