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리세이드가 국내에서 인기를 끈 이유는 3열 때문이다. 그간 국내 SUV의 3열은 사실상 장식과 다름 없었다. 어린아이 조차도 타기 버거운 수준이었다. 하지만 팰리세이드의 3열은 달랐다. 성인 남성도 탑승이 가능한 크기다. 장거리는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어린 아이의 경우에는 큰 문제없이 탑승이 가능하다. USB 포트와 같은 3열의 편의장비도 모두 갖췄다. 현대의 플래그십 SUV로서 실내 디자인과 소재도 가격대비 훌륭했다.
이번 4세대 모델은 크기를 한껏 키웠다. 휠베이스를 35mm, 전장, 전폭, 전고 모두 10mm씩 커졌다. 팰리세이드의 형제 차량인 텔루라이드의 국내 도입 계획이 없어 모하비와 함께 기아의 대형 SUV 포지션까지 쏘렌토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가격을 보면 기가 찰 정도다. 가격만 쏘렌토가 대형 SUV라 착각할 만하다. 팰리세이드와 쏘렌토 최상위 트림 가격은 152만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2.2 디젤 기준) 대부분의 옵션을 포함해도 차이는 비슷하다. 프레스티지 트림을 기준으로 싼타페와 팰리세이드 가격이 500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을 보면 쏘렌토의 가격 인상폭이 정말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신형 쏘렌토에는 개량형 2.2 디젤과 새로운 습식 8단 DCT, 새로운 플랫폼, 팰리세이드에선 볼 수 없는 새로운 IT 기능을 새롭게 적용했다. 실질적인 편의장치와 실내 인테리어의 고급스러움은 팰리세이드가 뒤지지 않는다.
대형 SUV가 국내 주차환경과 맞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주차장에서 주변 차량에 민폐를 끼치기 일쑤다. 국내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점점 바뀌고 있다. 중형 SUV 가격까지 큰 폭으로 인상되면서 오히려 대형 SUV 수요는 점점 늘 것으로 보인다. 큰 차를 좋아하고 차의 급을 중시하는 한국의 자동차 문화를 생각한다면 단 150만원 차이로 낮은 급의 차를 선택할 소비자가 얼마나 될까. 싼타페 인스퍼레이션 출시 이후 높은 가격을 보고 팰리세이드를 선택한 소비자도 적지 않다. 신형 쏘렌토가 높은 가격 인상 속에 대형 SUV의 아성을 깰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