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주식 및 디지털자산 밸류업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상훈 의원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가상자산에 과세를 아예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적정한 조세 형평성이 갖춰지는 시기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며 내년 1월 예정된 가상자산 과세를 2년 유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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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에선 예정대로 가상자산 과세를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과세 폐지 또는 유예로 맞서고 있다. 특히 김 의원은 2년 유예기간 동안 과세 폐지를 포함해 소득 분류와 손익통산·이월공제, 취득가액 산정 등 가상자산 세제 전반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우선 과세를 유예하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접수된 가상자산 과세 폐지 청원의 취지대로 폐지를 포함해 가상자산 세제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민의힘에서는 가상자산 과세 폐지와 유예 법안이 모두 발의된 상태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월 가상자산 소득세를 폐지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0일 과세 시행 시점을 3년 유예하는 개정안을 내놓았으며 김상훈 의원도 조만간 2년 유예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김 의원이 유예를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과세 인프라가 여전히 미흡하다는 점이다. 2020년 관련 법 개정 이후 과세 인프라와 투자자 보호제도 정비 등을 이유로 가상자산 과세 시행이 세 차례 미뤄졌지만 그동안 조세 형평성과 손실 이월공제, 거래정보 확보 문제 등이 충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2025년 하반기 기준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거래가능 계정이 1113만개, 시가총액이 87조2000억원, 일평균 거래규모가 5조4000억원에 이른다”며 “이 정도 규모의 시장에 과세 인프라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채 날짜부터 맞추겠다는 것은 순서가 뒤바뀐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국내 중앙화거래소(CEX)와 해외·탈중앙화 시장 간 과세 형평성 문제를 짚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된 국내 거래소가 아닌 탈중앙화거래소(DEX), 개인 간 거래(P2P), 탈중앙화금융(DeFi) 거래의 경우 국세청이 거래자료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김 의원은 “해외 거래소 거래정보도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를 통해 보완할 수 있지만 국가별 시행 시점이 2027~2029년으로 다르다”며 “결국 국내 거래소 이용자만 성실하게 세금을 내고 해외 거래소나 DEX 등을 이용하면 과세를 회피할 수 있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손실 이월공제가 인정되지 않는 현행 과세 방식도 손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상자산 소득이 기타소득으로 분류되면서 한 해 발생한 손실을 이후 연도의 이익과 상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1000만원의 손실을 본 투자자가 내년에 500만원의 이익을 냈다면 2년간 합산하면 500만원의 손실인데도 내년 발생한 이익을 기준으로 세금을 내야 한다”며 “미국과 영국, 호주 등 주요국이 가상자산을 자본이득으로 보고 결손금 이월공제를 허용하는 것과 비교하면 국내 투자자가 불리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소득세가 폐지된 상황에서 가상자산 소득에만 별도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과세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도 했다. 그는 “일반 주식 투자자의 양도차익은 과세하지 않으면서 가상자산 투자자만 과세하는 것은 조세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합리적인 이유 없이 특정 납세의무자를 불리하게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헌법상 조세평등주의와 충돌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여당이 “가상자산은 금융투자상품에 해당하지 않고 국내 주식시장과 달리 정책적으로 시장을 부양할 필요성도 크지 않아 금투세 폐지와 직접 연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선 “가상자산 시장 가치에 대해 교감이 부족한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코스피 육성을 주문했기 때문에 정부 관계자들이 주가를 높이는 게 1차적인 목표일 순 있겠지만 그렇다고 가상자산 시장을 내동댕이 치라는 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식이든 가상자산이든 같은 국내 투자자인 만큼 공평한 과세 체계를 마련해줘야 한다”며 “시장 육성과 투자자 안전장치 마련은 미루면서 징세만 서두른다면 가상자산을 세수 확보 수단으로만 이용하려 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