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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무시한다는 친모에게 강한 불만을 갖던 와중 잔소리 듣게 되자 돌연 분노를 폭발해 범행을 일으켰다”며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있고 관련 증거들 역시 유죄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범행 대상이 모친인 존속 살해이며 그 수법 또한 잔혹해 죄질이 매우 무겁다”면서 “피고인이 범행 후 자수한 점, 반성하고 있는 점, 우발적 범행인 점, 범죄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전했다.
정씨는 지난 7월 20일 오후 11시 30분께 서울 중랑구의 자택에서 술을 마시던 중 동거 중인 80대 노모가 잔소리를 하자 화를 참지 못하고 둔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정씨는 범행 직후인 11시 53분께 112에 범행 사실을 직접 신고해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정씨의 모친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화상 및 두부 손상으로 숨을 거뒀다.
경찰 조사에서 정씨는 “어릴 적부터 딸이라는 이유로 남동생에 비해 차별을 받아 앙심을 품어왔다”며 “술을 마신 상태에서 차별받은 기억이 떠올라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바 있다.
앞선 공판에서 정씨 측은 “피고인이 피해자 사망 전까지 가장 가까이에서 돌보고 책임져온 건 사실”이라며 “아들을 보러 갈 수 있도록 선처해달라”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검찰은 정씨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