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자금 시장의 큰 손인 MMF(머니마켓펀드)로 200조원이 넘는 뭉칫돈이 몰리면서 CD 투자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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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일 CD 91일물 고시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1bp(0.01%포인트) 내린 연 3.64%를 기록했다. CD 금리는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연중 최저치는 물론 지난해 5월 17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CD 금리 하락세는 자금이 몰린 MMF의 투자 수요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MMF 잔액은 올해 초 171조원에서 이달 7일 212조원까지 급증,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MMF는 수시입출금식 초단기 채권형 펀드로 듀레이션(현금흐름 가중평균만기)이 75~120일인 만큼 단기금융상품 위주로 투자하는데 CD의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
전날 CD 거래 내역을 살펴보면 만기가 6월 이내 도래하는 CD는 통상 연 3.63~3.66% 금리서 거래가 이뤄졌다. 기준금리인 3.50%보다도 높은 수준인데다 동일 만기 국채인 통화안정증권 91일물의 최근 낙찰 금리 3.45%보다 높아 매력적이다.
그러나 CD 투자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자산운용사 MMF 운용역은 “주로 담던 은행권 정기예금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이 줄면서 대체용으로 CD투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3개월짜리면 6월 분기말에 환매 대응하기도 좋은데 금리도 최근 시장 대비 나쁘지 않은 레벨이라 수요가 이어지고 있어 자금은 많은데 물건이 없다”고 말했다. 작년 4월부터 금융당국이 MMF 총자산 중 CD, 국채, 통안채, 현금 등 안정적 자산을 30% 초과해서 담을 경우 ‘시가평가’를 면할 수 있게 한 점도 MMF의 CD 편입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
반면 은행권의 자금 조달 수요는 줄어든 상황이다. CD투자 수요는 이어지는데 은행권이 CD와 은행채 등을 예전처럼 발행하지 않는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임원급 인사는 “신규 대출이 늘어나는 상황이 아닌 데다 은행들 자금이 풍부한 상황”이라면서 “작년 말에 은행채 만기가 대규모로 도래한 데다 자금 분산이 잘 돼 있는 편이어서 발행을 늘릴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CD 금리 하락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 단기자금 넘쳐 1일물 RP금리 3.25%, 기준금리보다 25bp 낮아
MMF로 자금이 몰리는 상황이라 단기자금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해 하루짜리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가 급락하고 있다. 14일 1일물 콜금리는 3.486%이지만, 1일물 RP금리는 3.25%로 2거래일째 3.2%대를 유지하고 있다. 기준금리(3.5%)와 비교해 25bp나 낮은 상황이다. 11일 국고채 원리금 만기 도래가 31조3600억원 발생하면서 단기자금시장에 자금이 넘친 것도 RP금리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은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콜금리를 기준금리(3.5%)에 가깝게 운영하고 있는데 콜금리와 RP금리는 상호 연계성이 높아 금리 영향을 주고 받는다. 이에 따라 한은은 전일 RP를 15조원이나 발행해 단기자금 흡수에 나섰다. 이는 작년 6월 29일 16조원 발행 이후 최대폭이다.
한은은 MMF로 자금이 몰릴 경우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유동성을 흡수하는 데 한계를 느낀다며 2월 공개시장조작 규정을 개정해 8월부터 공개시장조작 대상 기관에 자산운용사를 추가키로 한 바 있다. 자금시장 관계자는 “자금 유동성이 풍부하다보니 레포 금리가 하락하고 있다”며 “그래도 단기 유동성이 작년 만큼은 크게 급증한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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