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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연 "이화그룹 3사 거래 조속히 재개해야"

김보겸 기자I 2023.06.23 14:40:05

거래소, 5월10일 이화그룹 3종목 거래정지
"거래소, 메리츠證 이화전기 전량매도까지 기다린 것"
메리츠證 "구속 한 달 전에 미리 아는 건 불가능"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가 이화그룹 3사 거래정지 과정에서의 의혹을 밝혀야 한다며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메리츠증권을 정조준했다.

지난 20일 서울 한국거래소 앞에서 이화그룹 투자자 모임이 거래재개를 요구하고 있다.(사진=한투연)


이화전기(024810)의 경우 메리츠증권이 거래정지 직전 전량 매도했으며 한국거래소가 이 과정에서 메리츠증권에 내부정보를 제공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금융감독원과 국회가 진상을 규명해야 하며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수사에 나서야 한다는 게 한투연 측 주장이다.

거래소는 지난달 10일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이 구속 기소되면서 전현직 임원 등의 횡령 및 배임 혐의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같은날 거래소는 장 마감 후 이화전기(024810) 이아이디(093230) 이트론(096040) 3종목에 대해 거래정지를 했다.

한투연이 문제 삼는 건 이 대목이다. 메리츠증권이 이화전기의 신주인수권 행사 잔량을 전액 매도완료한 10일 장 마감후 거래소가 이화전기 거래를 정지시켰다는 것이다. 메리츠증권은 이화전기 신주인수권부사채(BW) 400억원을 투자한 이후 5월 10일 거래정지 직전일인 5월 9일까지 지분 전량을 처분해 90억원 넘는 수익을 확정했다.

한투연 측은 “우연치고는 절묘한 타이밍이 아닐 수 없다”며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의 검찰 수사가 이미 진행 중이었던 만큼 거래정지 시점을 거래소가 어느정도 조율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거래소 2대 주주인 메리츠증권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장 마감 후 거래정지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한투연은 “메리츠증권은 절묘한 매도 타이밍에 대한 세간 의혹에 대해 리스크 관리 차원의 매도였으며 시점은 우연의 일치라고 해명했다”며 “한국거래소 2대 주주라는 지위로 볼 때 거래소로부터 이화그룹의 깊숙한 내부정보인 김영준 회장의 수사 소식을 미리 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이화전기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는 메리츠증권 입장도 반박했다. 한투연은 “리스크 관리 차원이었다면 별도 담보가 있더라도 이아이디와 이트론 역시 이화전기처럼 전량 매도를 하는 것이 일반적 업무 처리”라고 꼬집었다.

한투연은 한국거래소에 이화그룹 3사 거래재개를 요구했다. 한투연은 “3사에 대한 감사의견이 계속 비적정에 해당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되는 경우에는 해당 사유에 대한 충실한 공시를 전제로 거래정지를 풀어야 한다”며 “당해 회사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최종적 평가는 시장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했다.

또 한국거래소가 메리츠증권 측에 내부 정보를 제공했는지 여부도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투연은 “메리츠증권의 매도 타이밍 선택 및 실행 과정에 거래소 및 3개 회사의 중요 내부 정보를 사전에 입수 후 거래정지 전에 모두 처분한 불법 내지 편법이 있었는지 여부를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

메리츠증권 측은 이 같은 지적에 반박했다. 이화전기 BW를 주식으로 바꿔 매도해야겠다는 결정을 내린 건 김영준 회장이 구속되기 전인 4월4일이며, 전환청구를 해서 주식을 받기까지 10영업일이 걸리는 만큼 구속 여부를 미리 알고 매도에 나서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담보가 없는 이화전기만 전량 매도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화그룹 3종목에 투자할 때 모두 같은 부동산 담보를 잡아뒀다는 것이다.

한편 금감원은 메리츠증권이 이화전기 주식을 거래 정지 직전 전량 매도한 데 대해 조사를 예고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메리츠증권이 이화전기 주식이 거래정지되기 직전 팔고 나건 것을 우연으로 보느냐, 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에 이 같이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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