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형주 공매도 베팅했더니…올해 17조원 이익 올렸다

이명철 기자I 2023.09.11 11:24:43

블룸버그 “소형주 공매도 투자자, 130억달러 평가차익”
대형주 공매도 투자는 예상외 랠리에 1400억달러 손실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올해 뉴욕 증시가 대체로 상승세를 보이면서 공매도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희비가 갈리고 있다. 우량주 중심으로 주가 하락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기록한 반면 중소형주 공매도 투자는 큰 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블룸버그통신은 투자정보업체인 S3파트너스를 인용해 올해 소형·마이크로·나노주 가격 하락에 베팅한 공매도 투자자들이 지금까지 약 130억달러(약 17조3000억원)의 평가차익을 기록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미국 경제가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당초 투자자들은 대형주와 중형주 공매도에 몰렸다. 하지만 올해 중대형주 중심으로 주가가 크게 오르자 공매도 투자자들은 1400억달러(약 186조7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나타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대형주가 예상외로 랠리를 나타낸 이유는 인공지능(AI) 열풍 등의 영향으로 앤비디아나 메타, 테슬라 등 기술주 중심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렸기 때문이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수석 전략가는 “올해 (주식) 성과의 대부분은 AI 열광에 관한 것이었고 이는 대형 기술주에 불균형적인 이익을 줬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올해 들어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가 16% 상승한 반면 중소형주가 모여있는 러셀 2000 지수는 5% 상승에 그쳤다고 전했다. 러셀 2000에 포함된 주식 중 절반 이상은 올해 주가가 떨어졌다. 주가가 떨어진 중소형주가 많다 보니 이에 대한 공매도 투자가 성과를 거둔 셈이다.

US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롭 하워스 수석 투자 전략가는 “소형주 그룹은 올해 시장에서 가장 실적이 좋은 기술에 대한 비중이 거의 없고 최악의 부문인 금융·에너지 부문 비중이 더 크다”며 “중소기업은 경기 둔화와 긴축 통화 정책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다”고 설명했다.

최근 소형주들도 일부 주가가 상승하고 있어 주식 투자에 나서야 할지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전략가 질 케어리 홀은 블룸버그에 “앞으로 미국 경제가 계속 성장할 경우 그동안 경기 침체 위험을 감수하던 시장(소형주)에서 더 많은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그럼에도 미국 소형주 투자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는 점은 여전히 공매도 거래가 몰려있기 때문이다.

S3에 따르면 최근 30일 동안 소형주 공매도 베팅은 6억5800만달러(약 8776억원)로 전월보다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매도가 많은 주식일 경우 그만큼 주가 하락을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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