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원 통상차관보, 민·관 합동 대응회의 개최
韓기업 다수, 북미 시장 공략 위해 생산거점화
USMCA 재검토·관세부과 실현 땐 타격 불가피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과 함께 멕시코·캐나다·중국 3개국에 대한 관세 압력을 높이는 가운데, 정부도 멕시코 진출 기업을 중심으로 대응 채비에 나섰다.
| 박종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가 23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미국 신행정부 대멕시코 통상정책 관련 민·관 합동 대응회의에서 경제단체 및 현지 진출기업과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산업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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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23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미국 신행정부 대멕시코 통상정책 관련 민·관 합동 대응회의를 열고 경제단체 및 현지 진출기업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22일(현지시간)까지의 미국 백악관 발표 및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트럼프 신정부는 앞선 예상대로 관세 압력의 최우선 타깃으로 멕시코·캐나다·중국을 꼽았다.
그는 지난해 대선 기간 때부터 전 세계를 상대로 10~20%의 보편관세를 언급했으나, 멕시코·캐나다와 중국에 대해선 이보다 많은 각각 25%,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별도로 언급했었다. 취임 직후에도 당장 내달부터 이들 3개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부과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중국에 대해선 앞선 예고보다 낮은 10% 부과 계획을 언급했으나 캐나다·멕시코에 대해선 25% 관세 부과 계획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에서의 기자간담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멕시코 압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재검토는 이미 예정된 일이며 25% 관세는 미국이 실제로 이를 발표하면 그 이후 대응전략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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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선 우리가 직접적인 최우선 타깃이 아니라는 점에선 안도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수많은 우리 기업이 멕시코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어 적잖은 영향이 우려된다. 현재 현대차(005380), 기아(000270),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포스코(POSCO홀딩스(005490)), 현대모비스(012330), HL만도(204320), 삼성SDI(006400) 등 주요 기업과 그 협력사가 현지 생산 거점을 두고 있다. 멕시코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으로 묶여 사실상 한 국가처럼 무관세 교역이 가능하다는 이점을 고려한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과 함께 USMCA 재협상을 언급하며, 이들이 현지에 진출한 배경이 무너질 위기다.
통상당국과 현지 진출기업들은 이날 회의에서 트럼프 신정부가 실제 어떤 수준에서 어떤 방식으로 조치를 단행할지, 또 그에 따른 피해가 어느 정도 규모일지 등을 점검했다. 또 멕시코 생산 제품을 미국이 아닌 중남미 시장으로 우회 수출할 수 있는지 등 실행 가능한 대응방안도 논의했다. 통상당국은 미국 신정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현지 진출기업 및 멕시코 연방·주 정부와의 공동 대응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박종원 통상차관보는 “불확실한 시기일수록 기업·정부가 ‘원 팀’으로 긴밀히 소통·공조해야 한다”며 “정부는 미국 통상정책을 예의주시하며 우리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줄일 수 있도록 대멕시코 ‘아웃리치’(관계 구축) 등 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