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유족, 환경보건시민센터가 11일부터 제조사인 옥시·애경에 대한 불매운동에 돌입한다. 참사가 알려진 지 11년,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옥시·애경에 대한 대대적인 불매운동을 벌인 이후 6년만에 재개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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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꾸려진 조정위는 지난달 가해기업들이 피해자 7000여명에 약 9300억원의 피해 지원금을 지급하란 조정안을 내놨다. 조정에 참여한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 기업 9곳 중 롯데쇼핑, 이마트, 홈플러스, SK케미칼, SK이노베이션, LG생활건강, GS리테일 등 7곳은 수용의사를 냈지만 옥시와 애경산업은 기업간의 공정한 분담 비율 등을 요구하며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옥시·애경은 전체 피해 지원금 중 부담해야 할 비중이 60%를 넘기 때문에 이들 거부에 조정안은 사실상 무산 위기다.
피해자와 유족들은 격앙된 반응이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정부에 신고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만 7685명이고 이 가운데 1751명은 목숨을 잃었는데도, 옥시·애경이 지난 10년간 보여온 무책임한 태도를 계속 보이고 있다고 비판한다.
피해 유족인 김태종 씨는 “옥시는 폐손상1, 2단계 피해자들에게 배상을 완료했다고 강변하는데 배상 피해자는 405명에 불과하다. 애경이 배상한 피해자도 11명뿐”이라며 “자신들이 참여했던 사회적 합의기구인 조정위 조정안을 거부하는 건 파렴치한 일”이라고 했다.
이에 피해자와 유족, 환경보건시민센터는 11일을 시작으로 매주 월요일 서울 홍대입구 애경 본사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불매운동에 돌입키로 했다. 옥시가 입주한 여의도IFC 앞에서도 오는 12일부터 화요일마다 규탄 회견을 할 예정이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11년만에 겨우 마련된 피해조정안을 거부한 살인기업 옥시와 애경을 규탄하고 피해대책에 무한책임지는 자세로 조정안에 동의할 것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가습기살균제 참사문제를 다룬 영화인 ‘공기살인’이 오는 22일 개봉하면서 불매운동이 더욱 힘을 받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