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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판매량이 줄면서 7월 신차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3%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에 견줘 7%포인트 줄었다.
블룸버그통신은 “환경을 생각하는 고소득층 구매자들은 독일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중단에 어느 정도 타격을 받고 있다”며 “저렴한 전기차 모델이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전기차 시장에서 이탈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세는 독일 뿐만 아니다. 전기차 선도국으로 꼽히는 스웨덴은 7월 전기차 신규 등록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감소했고, 같은 기간 스위스에선 판매량이 19% 급감했다.
보조금 중단에 따른 전기차 판매 둔화로 폭스바겐 AG과 메르세데스 벤츠, BMW 등 독일 완성차 기업들에 대한 사업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세계 경기 둔화에 전기차 수요 부진까지 더해져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사업 전환에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기차 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으나 수요 확대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게 되면서 대규모 손실을 떠안아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이 최근 독일 내 고비용 공장의 생산량을 줄이고, 전기차 배터리 생산량 확대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패트릭 험멜 UBS 애널리스트는 “특히 폭스바겐이 전기차 판매 부진의 위험에 처해 있으며, 이로 인해 내년 수익에 20억유로(22억 달러)의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짚었다.
독일의 전기차 수요 둔화는 배터리 셀 업체 등 다른 분야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프랑스 자동차 부품회사인 발레오 SE는 가동률이 낮은 공장 2곳의 매각에 나섰으며 그 중 하나는 전기차 부품 생산을 위해 개조를 이미 완료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프랑스 부품제조사인 오피모빌리티는 전기차 생산량이 제조사의 예상치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콘스탄틴 갈 EY 컨설턴트는 “전기차 증가세는 지금까지 지속 불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며 “시장은 모든 모멘텀을 잃었고 많은 고객이 전기차의 전망을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년부터 유럽연합에서 판매를 늘리고, 더 엄격한 차량 배기가스 배출 목표를 준수하겠다는 자동차들의 계획이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