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오르고 제작 편수 줄어들며 실패 두려움에… IP 기반 작품 늘어 전문가 "순수 창작물 줄어들 우려 커"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영화 ‘스캔들’이 23년 만에 리메이크되고,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김부장’과 ‘참교육’이 연달아 흥행하는 등 안방극장에서 기존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작품 제작이 활발해지고 있다. 콘텐츠 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 검증된 스토리와 팬덤을 활용해 흥행 불확실성을 줄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오는 18일 공개되는 '스캔들' 포스터.(사진=넷플릭스)
9일 이데일리가 지난해 TV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공개된 드라마(주말극·일일연속극 제외)를 전수조사한 결과, 원작 IP 기반 작품은 전체 드라마 89편 중 33편(37.1%)으로 집계됐다. 10년 전인 2015년 전체 드라마 45편 중 원작 IP 기반 작품이 12편(26.7%)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약 10.4%포인트 상승했다. IP 기반 작품의 절대적인 편 수도 10년새 약 3배 가량 늘었다.
제작비 상승과 제작 편수 감소가 원작 IP 기반 작품이 늘어나는 배경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제작비가 상승하고 제작 편수가 줄어들면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커졌다”면서 “제작하는 모든 작품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팬덤있는 원작 IP를 찾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제작 환경 변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 52시간제 도입 이후 사전 대본 확보와 촬영 계획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미 완결된 서사를 갖춘 원작은 순수 창작물보다 제작 과정의 변수를 줄이기 유리하다는 평가다.
방송사 관계자는 “드라마 제작 여부는 통상 초반 4부 정도의 대본을 보고 결정하는데, 순수 창작물은 이후 전개를 예측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원작이 있는 작품은 이미 완결된 내용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줄고 대본 집필도 상대적으로 원활해 촬영 현장의 변수도 줄어든다”고 언급했다.
다만 IP 의존이 심화할수록 순수 창작물과 신인 창작자의 설 자리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기업들이 다양한 창작자에게 투자할 수 있도록 창작자와 투자자를 연결하는 투자 유치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