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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거래액 상위권에 오른 스타벅스 기프티콘은 6위(e카드 3만원권), 8위(e카드 5만원권), 9위(3만원 상품권)를 제외하고 대부분 ‘카페 아메리카노’ 혹은 ‘커피+케이크’ 교환권이다. 예전부터 스타벅스 기프티콘은 일상 속 지인들과의 생일 혹은 가벼운 선물로 구매 수요가 높은 품목이기도 하다.
현재 스타벅스 카페 아메리카노(tall 사이즈 기준) 교환권 가격은 매장과 동일한 4100원인데, 이틀 뒤 매장에서 판매하는 아메리카노 가격이 4500원으로 올라도 해당 교환권을 제시하면 400원에 해당하는 차액 지불 없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이달 13일부터 매장에서 판매하는 총 53종의 음료 중 ‘카페 아메리카노’와 ‘카페 라떼’를 포함한 46종의 음료 판매 가격을 각각 100~400원씩 인상한다고 약 일주일 앞선 지난 7일 공지했다. 약 7년6개월 만의 가격 조정이다.
스타벅스는 지난 7일 가격 인상 결정 발표 후 즉각 인상분을 반영하지 않고 오는 13일을 시행 시점으로 뒀다. 8년 가까이 유지해온 가격을 한꺼번에 올리는 데에 따른 소비자 혼란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에서다.
그러면서 6일이라는 유예 기간이 발생하면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기프티콘 사용에 대한 궁금증과 활용법이 빠르게 공유됐다. 스타벅스가 소비자들이 기존에 선물하기 등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제품 교환권을 가격 인상 후에도 추가 지불 없이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공지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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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인상을 전후해 미리 구매한 기프티콘으로 지출 절약을 꾀하는 건 ‘제품 교환권’에 한정된다. 스타벅스 e카드 3만원권 혹은 5만원권 등 액면 가액이 있는 상품권은 가격이 기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상 전에 미리 구매해도 13일 이후 인상 가격으로 결제가 되기 때문에 소비 절약 효과가 없다.
일부 기프티콘 선구매 움직임에 스타벅스 측도 실익은 분명히 있다. 가령 가격 인상 반영 전 제품 교환권이 1000만장 더 팔렸다면, 표면적으로는 1장당 최고 400원씩 총 40억원의 ‘기대수익’이 줄어들며 일부 손실을 떠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선구매에 따른 약 410억원(아메리카노 tall 사이즈 1잔당 4100원 기준)의 현금이 ‘확정수입’으로 확보되기 때문에 기업 회계상 유리한 셈법이다. 단기간 추가 수익으로 매출 증대와 이자 등 비용 절감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각종 기프티콘이 유효기간 내 미사용 혹은 분실로 소멸되는 비율도 상당한데 이 경우 고스란히 이익잉여금으로 돌아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스타벅스 사례뿐 아니라 소비재 영역에서 가격 인상을 앞두고 일부 충성고객과 알뜰한 소비족들이 모바일 기프티콘 등 제품 교환권을 미리 확보해 지출 절약을 꾀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전자상거래 소비가 일반화 되면서 등장한 신개념 잔테크(잔돈+재테크) 트렌드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