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평안남도 회창군 소재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원을 참배한 데 이어 중국 선양의 열사릉과 단동시 항미원조기념탑에 화환을 보냈다. 화환에는 김 위원장의 이름과 함께 ‘중국인민지원 열사들은 영생할 것이다’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주중 북한 대사와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북한 간부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 및 랴오닝성 선양·단둥시 간부들이 참석했다. 노동신문은 항미원조열사릉원과 항미원조기념탑에는 중국 명예위병대가 정렬되고 북한 애국가와 중국의 국가가 울려 퍼졌다고 전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평안남도 회창군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릉원을 방문해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마오쩌둥 전 주석의 장남 마오안잉의 묘에 헌화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금까지 총 3번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에 참석했다. 2013년과 2018년으로 6·25전쟁 60주년과 65주년을 맞는 시점이었다. 10월 참배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참배 시기 변화와 관련, “공식적인 분석은 아니지만 최근 북중 간에 관계가 매우 돈독해지는 연장선상에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펑더화이를 총사령관으로 한 중국인민지원군은 1950년 10월19일 압록강을 넘어 6·25전쟁에 개입했다. 중국의 참전으로 국군과 연합군은 38도선 이북에서 후퇴하게 됐고 이듬해 1월 4일 서울이 북한군과 중국군에 넘어갔다.
오는 10월 25일은 중국군이 6·25전쟁에 참전한 뒤 한국군을 상대로 첫 승리를 거둔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의 날 70주년을 기념하는 날이다.
항미원조의 날을 기념해 이날 열리는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은 중국 최고지도자로서는 20년 만에 연설을 한다. 이날 행사는 중앙중앙(CC)방송, 신화통신 등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될 예정이다.
서구 외신들은 중국정부가 항미원조의 날을 대대적으로 띄우는 데에는 미국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가 포함돼 있다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날 “중국이 훨씬 더 가난했던 1950년대 미국과의 전쟁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는 신냉전 상태에서 중국인민들이 반미정서와 투지를 북돋는데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
실제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이 밴 플리트상 수상 소감에서 한국전쟁 70주년을 놓고 중국 네티즌 일부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중국 민간회사들도 이같은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등 6·25전쟁 70주년을 기폭제로 반미 정서가 강화되고 그 불똥이 한국에게도 튀는 모양새다.
존 데머 미국 법무부 국가안보담당 차관보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개최한 화상 토론회에서 북한의 사이버 공격 능력이 상당한 수준이며 중국이 이를 비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데머스 차관보는 “중국은 사이버 기반시설을 통해 (북한의 사이버 범죄를) 지원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북한에 사이버 관련 전문지식과 훈련을 공유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이 사이버 공격을 통해 탈취한 외화 등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 등에 투자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중국이 항상 대북 결의안을 이행해왔다”며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고 북한 역시 미국과의 대화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양국 간 결속을 통해 서로 외교적 지렛대로 삼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미국의 중국 때리기에 우군이 필요한 중국으로서는 북한의 존재가 절실하며 미국의 대중 압박의 완충으로서 북한을 활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도 미 정권 교체기에 중국과의 연대를 강조함으로써 향후 대미협상에서의 우군을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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