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인공 조명은 ‘빛 공해’로 불릴 정도로 사람을 포함한 자연 생태계에 대한 위협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밝은 빛으로 인한 빛 공해가 인간의 건강은 물론 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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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매미가 한밤중에도 울어서 매미 소리와 열대야 등으로 잠을 못 이룬 적이 있을 것이다. 원래 매미는 오전5시부터 오후8시까지 활동하며, 울음소리는 오전에 최고조에 이른다. 하지만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조사결과에 따르면 도시에 서식하는 매미들은 열섬현상과 조명 탓에 빛이 사라지지 않아 자정까지 울음을 이어갔다고 한다. 매미 울음 소리를 연구한 상지대 기경석 교수는 논문(2016년·2018년)을 통해 매미가 야간에 번식 울음을 하는 것은 빛 공해의 영향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네온사인과 같은 거리의 조명, 가로등이나 이웃집의 조명, 자동차 불빛, TV, 컴퓨터, 휴대폰 등 빛 공해로 인해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어둠을 누릴 권리를 잃어가고 있다. 밤에는 잠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이 분비되는데, 충분한 멜라토닌이 분비돼야 깊은 잠을 잘 수 있다. 또 이 멜라토닌은 빛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작은 불빛에 노출되면 분비량이 줄어들면서 수면에 영향을 주어 수면장애나 면역력 저하, 눈의 피로를 높이며 유방암이나 당뇨병,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률을 높이는 등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때문에 머리맡에 조명을 두거나 텔레비전을 켜 놓고 자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또한 일부 연구에 따르면 낮 동안의 빛 노출량보다 잠들기 전 빛에 노출되었을 때 수면이나 생체리듬 교란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왔다. 특히 스마트폰이나 TV 등은 강한 청색광을 방출하는데, 잠들기 전 청색광에 노출되면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된다. 학습이나 업무효율을 높일 수 있는 청색광이 수면과 휴식에는 해로운 빛 즉 빛 공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빛 공해 예방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불을 끄는 것’이다. 잘 때는 조명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최대한 어둡게 한다. 공공장소의 경우 빛이 꼭 필요한 곳에만 비춰질 수 있도록 하고, 빛을 하늘로 향하는 것보다는 아래도 향하도록 설치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