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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인도네시아, 미국, 페루 등에서 규모 6 안팎의 지진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한반도 강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지진이 활발하게 발생하는 지역은 ‘불의 고리’라고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다. 일본, 필리핀, 퉁가, 뉴질랜드, 캐나다, 미국, 칠레를 경계로 한 이 조산대에는 전 세계 화산의 75%가 몰려 있고, 전 세계 지진의 80% 이상이 발생한다.
일본 규슈 동쪽 해상에서 발생한 규모 6.6 지진, 인도네시아 북쪽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6.0 지진, 미국 알래스카에서 발생한 규모 6.3 지진이 모두 해당한다. 퉁가 화산 폭발에 이어 연이어 발생하는 지진의 위협 속에 우리나라는 안전 지대라 볼 수 있을까.
◇환태평양 조산대서 규모 6 이상 지진 발생 가능
환태평양 조산대는 일본, 인도네시아, 러시아, 미국, 뉴질랜드 등 태평양 연안지역을 포함하는 고리 모양의 지진·화산대를 뜻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불의 고리’에서 지진이 발생하고 있지만, 이례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해석한다.
이 지역은 판구조론에서 말하는 지각을 덮는 여러 판중 태평양판, 유라시아판, 인도·호주판 등이 서로 맞물리는 경계선이어서 지각 운동이 활발하다는 이유에서다. 대형 판들이 맞물려 있어 규모 6 이상의 지진은 이곳에서 흔한 일이다. 대형지진도 가끔 발생한다. 2004년 12월에 발생한 9.1 규모의 수마트라 대지진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질학적으로 한반도는 환태평양 조산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대지진이 발생해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환태평양 조산대는 남태평양 중앙 해령에서 판이 새로 만들어져서 칠레 서쪽 해안, 일본 열도, 알래스카 지역과 충돌하면서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이라며 “최근 특별한 현상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이 주변 일대는 규모 6 이상의 지진이 수시로 발생하는 지역이라고 보면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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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한반도를 지진 안전지대로 볼 수는 없다. 국내 단층에 따라 규모 5 이상의 지진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고, 2011년 동일본대지진의 영향으로 경주 지진, 포항 지진이 발생한 것처럼 외부 지진 발생에 따라 지진 발생 횟수가 잦아지거나 규모를 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지진활동을 촉진할 수 있는 셈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한반도 지진 관측 횟수는 외형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규모 2 이상 지진이 많다. 1978년부터 1998년까지 발생한 지진은 총 19.1회이지만 디지털 관측기기 등이 도입된 1999년부터 2020년까지 지진 횟수는 70.6회로 늘어났다. 국내 전문가들은 대부분 지진관측장비의 발전에 따른 착시 효과라고 보고 있지만 지진은 매년 계속 발생하고 있다.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과거와 달리 우리나라의 지진 관측 역량이 향상돼 지진 횟수가 늘었지만 통계학적으로 최근에 화산, 지진 활동이 많아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우리나라에는 큰 에너지를 모을 단층이 없고, 판의 경계에 있지도 않기 때문에 규모 8~9 정도의 대형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경주, 포항 지진처럼 인명·재산 피해를 유발할 지진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난카이 해곡 일대에서 대형지진이 발생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난카이 해곡 일대는 태평양판, 필리핀해판, 유라시아판, 북미판 등 4개의 지각판이 접하는 경계에 있다. 이곳에서 지진이 발생하면 한반도 여진과 지진해일(쓰나미)로 이어질 수도 있다. 특히 난카이 해곡 일대 중에서 토카이 지역은 동경 앞바다에 있기 때문에 규모 8 정도의 대형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
송석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단층이 수백 km 파열돼 지각 내부에 변형을 주는 ‘지진 동시성 변형’이 발생해 우리나라도 지진단층이 변화하고, 수년 동안 한반도 여진으로도 이어졌다”며 “난카이 해곡은 일본에서도 전통적으로 위험한 지역으로 수십 년 동안 활동이 없었기 때문에 앞으로 대형지진이 발생하면 지진해일에 따른 피해 입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홍태경 교수도 “난카이 해곡 중에서 동경 앞바다 인근의 토카이 지역에서는 규모 7~8 정도의 지진이 150년을 주기로 발생하는데 이미 발생할 시기를 넘어섰다”며 “한반도에서 지진을 유발할 단층을 미리 파악해 연구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한편 일본에서 대형 지진 발생으로 한반도에 여진 등으로 줄 여파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