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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그룹 총수 배당금 1위, 故 이건희 회장…전체 배당금 중 48%

배진솔 기자I 2021.04.20 11:00:00

2019년~2020년 50대 그룹 총수 배당금 현황 조사
전체 1조7800억원…전년 比 37% ↑
이재용 배당금 2187억원…최태원·정몽구·정몽준 등 탑 5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지난 해 국내 50대 그룹 총수가 챙긴 배당금은 1조7800억원 이상으로 전년 대비 37% 이상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기준 배당금 100억 클럽에 가입한 총수는 19명이나 됐고, 이중 고(故)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지분을 통해 받은 배당금만 해도 50대 그룹 총수 전체 배당금의 60%나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2020년 50대 그룹 중 배당금 상위 총수 (자료=한국CXO연구소)
◇故 이건희 회장 배당금, 8626억원…50대 그룹 중 48.2% 차지 ‘1위’

20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2019년~2020년 국내 50대 그룹 총수 배당금 현황 분석’ 결과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64개 대기업 집단 중 자연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된 50대 그룹 총수 50명이다. 여기에 최근 동일인 지정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현대차 정의선·효성 조현준 회장과 함께 고(故) 이건희 회장도 이번 조사에 포함시켜 조사 대상자는 총 53명이다. 조사는 비상장사를 포함해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기업의 지분을 보유한 그룹 총수의 보유 주식과 2019년과 2020년 보통주 1주당 현금배당금을 곱한 금액을 배당금으로 산출했다. 우선주는 조사에서 제외했다.

조사 대상 53명 중 지난 해 기준 배당금을 받은 그룹 총수는 39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39명 총수가 받은 작년 기준 배당금 규모만 해도 1조7895억 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1조3052억 원 수준보다 37.1%(4843억원) 증가한 액수다. 이중 이건희 회장의 지분에 대한 배당금은 작년 한 해 8626억 원(우선주 포함시 8644억 원)으로 조사 대상자 중 가장 많았다. 50대 그룹 총수 전체 배당금의 48.2%나 차지하는 금액이다.

고 이건희 회장의 배당금은 이 회장의 상속인들에게 돌아갔다. 지난 2019년 때 이 회장이 받은 배당금 4738억 원과 비교하면 1년 새 3887억 원(82%)이나 많아진 액수다. 고 이건희 회장 몫으로 지급된 배당금 중 86.5%는 삼성전자에서 나왔다. 삼성전자는 지난 해 결산 및 특별배당을 합쳐 총 20조3380억 원을 주주들에게 지급했다. 역대 최대 수준의 배당금이다. 이중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 주식 2억 4927만 3200주, 결산 및 특별배당까지 합쳐 보통주 1주당 현금배당금이 2994원씩 책정돼 총 7463억 원 상당의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건희 회장에 이어 삼성전자(005930) 이재용 부회장은 작년 기준 2187억 원으로 배당금이 두 번째로 높았다. 50대 그룹 총수 전체 배당금 중 12.2% 수준이다. 이 부회장의 배당금은 △삼성전자(1258억 원) △삼성물산(028260)(751억 원) △삼성SDS(018260)(170억 원) 순으로 배당 규모가 컸다. 이 부회장의 지난 해 배당금 역시 2019년(1426억 원) 때보다 761억 원(53.4%) 많아졌다.

또 이건희 회장을 포함해 이재용 부회장, 홍라희 여사(1621억 원), 이부진 사장·이서현 이사장(각 312억 원) 삼성 오너 일가가 지난 해 받은 총 배당금은 1조 3079억 원(우선주 포함)으로 집계됐다. 2019년에 받은 7570억 원보다 72.8%(5508억 원) 많아진 액수다. 특히 이건희 회장은 지난 1998년부터 2020년 사이 23년 간 삼성전자 한 곳에서만 받은 배당금만 규모만 해도 2조 4240억 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태원 SK회장 ‘넘버3’…2019년 대비 증감율 ‘1위’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이어 SK(034730) 최태원 회장은 909억 원 정도로 1000억 원에 근접하며 그룹 총수 배당금 순위 넘버3로 조사됐다. 작년 50대 그룹 총수 전체 배당금 중 5.1%에 해당됐다. 최 회장의 2019년 배당금은 649억 원으로 그룹 총수 배당금 랭킹 5위였는데, 작년에는 3위로 두 계단 껑충 뛰었다. 최태원 회장의 경우 SK에서 지급한 1주당 현금배당금이 2019년 5000원에서 2020년 7000원으로 높아진 영향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4위~5위는 현대자동차(005380) 정몽구 명예회장(833억 원, 4.7%), 현대중공업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777억 원, 4.3%) 순이다. 그 다음으로 △6위 현대차 정의선 회장(730억 원, 4.1%) △7위 LG(003550) 구광모 회장(696억 원, 3.9%), △8위 교보생명보험 신창재 회장(346억 2700만 원, 1.9%) △9위 한국투자금융 김남구 회장(346억 390만 원, 1.9%) △10위 효성 조현준 회장(295억 원, 1.7%) 순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중 LG 구광모 회장은 2019년 총 배당금이 580억 원이었는데 작년에는 116억 원(20%↑) 많아졌다. 구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LG 주식에 대한 1주당 현금배당금이 2019년 2200원에서 2020년 2500원으로 증가 된데다 보유 지분도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한편 2019년 대비 2020년 배당금 증감률로만 보면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이 180%로 가장 높았다. 박 회장은 2019년 30억 원 수준이던 배당금이 2020년에는 85억 원으로 1년 새 55억 원이나 크게 증가했다.

최근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배당이 2019년 1주당 현금배당금이 1500원에서 작년에는 4200원으로 크게 높아진 영향이 컸다. 특히 이 회사의 주가도 작년 초만 하더라도 7만 원 수준이던 것이 최근에는 25만 원 이상을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주주들은 높은 배당과 주가 상승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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