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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I는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기업으로 4일 현재 시가총액은 315억 유로(47조3000억원) 가량이다. 네덜란드의 세계 최대 노광장비 제조사 ASML이 필립스와 ASMI의 합작회사다. 지난해 매출은 주성엔지니어링이 2800억원으로 ASMI(3조9000억원)의 14분의 1수준이다.
황 회장이 주성엔지니어링의 기업 가치를 높게 예견하는 건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에서 비롯됐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세계 최초의 신개념 플라즈마기술 ‘LSP’(Local Space Plasma), 세계 최초의 시공간 분할 시스템 ‘TSD’(Time Space Divided) 등 기술을 확보해 차세대 반도체 핵심 미세화 공정에 대응할 채비를 마쳤다.
황 회장은 “반도체는 세계 모든 산업 기술의 기초이고 디스플레이는 전기를 빛으로 바꾸는 기술, 태양광은 거꾸로 빛을 전기로 바꾸는 기술”이라며 “한 기술을 개발하면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광 모든 산업에서 혁신을 이룰 수 있는데 이를 제대로 수행하는 건 주성엔지니어링 뿐”이라고 자부했다.
그러면서 “스마트폰이라는 디바이스가 나오면서 산업에 혁명을 가져왔다. 웨어러블 디스플레이가 시장을 형성하고 인공지능(AI) 반도체까지 접목되면 현재보다 10배 이상 반도체 소비를 월등히 끌어올릴 것”이라며 “소비 전력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은 태양광 산업의 반도체 기술에 달렸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영위하고 있는 각 사업 분야에서의 성장성을 기반으로 기업 분할에 나선다. 기존 법인은 지주사 주성홀딩스(가칭)로 두고 반도체 및 태양광·디스플레이를 각각 주성엔지니어링(가칭), 주성에스디(가칭)로 나눈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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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반도체 기업이나 디스플레이 사업은 3~4분기 부터는 해외시장에서부터 실적이 가시화될 것으로 본다”라며 “회사에 캐시(현금)가 2000억원 가량 있는데 n분의 1로 나눈다면 각자 기업이 경영 활동을 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주자 전환이 완료되면 황 회장은 지주사 회장으로 경영 전반을 맡을 계획이고 외아들인 황은석 씨가 신설 반도체 법인의 대표로 자리한다. 일각에서 이번 지주사 전환 및 인적·물적 분할이 승계 작업을 위한 밑그림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황 회장은 “세상 어느 부모가 경영권 승계를 생각하지 않겠느냐만 그게 핵심은 아니다”라며 “최근 워싱턴을 다녀왔는데 미·중 갈등이 심해지는 가운데 정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끊임없이 혁신해 누가 더 먼저 혁신하느냐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들 수 있고 그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황 회장은 “반도체 기업은 아직 결정하지는 못했지만 공동CEO 체제로 운영하기 위해 적절한 인물을 물색중”이라며 “세계 시장을 볼 수 있고 세계 경영을 할 수 있는 경력을 갖춘 사람이 회사의 리더가 돼야하지 않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