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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갈이’ 기준 큰 틀 제시한 전원책… 40일 후 누가 웃고울까

김미영 기자I 2018.10.14 16:58:04

‘실질적 좌장’ 전원책, 특위 ‘킥오프’…외부위원 4명이 생살여탈권 쥐어
당협위원장 기준은…‘공정성’ ‘새인물’ ‘병역·납세의무자’ 등
의견수렴 후 물갈이 착수…‘망신살’ 뻗칠라 반발 격화 뻔해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과 조강특위 의원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구성을 마치고 본격 활동에 착수했다. 외부에서 영입돼 실질적인 좌장 역할을 할 전원책 변호사의 말대로 ‘중환자실 환자’와 같은 당을 살릴 처방전을 내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당장은 40일 기한을 두고 각계와 원로, 중진 등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숨을 고른 뒤에 253곳 당협위원장 인선 작업을 벌인단 계획이다. 당협위원장 결정 때엔 내부 위원을 배제하고 외부 위원 4명의 ‘만장일치’로 결정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전 변호사와 전주혜 변호사, 이진곤 전 새누리당 윤리위원장, 강성주 전 포항 MBC 사장 등 4명이 의원들의 생살여탈권을 쥔 셈이 됐다.

14일까지 전 변호사 등이 기자간담회,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밝힌 구상을 보면 당협위원장 인선의 최우선 기준은 ‘공정성’이다. 친박근혜계, 비박근혜계, 친홍준표계, 친김무성계 등 계파 입김에 휘둘리지 않는 특위가 되겠다고 천명해왔다.

그러면서도 “당을 대표할 인물은 새롭게 등장해야 한다”고 말해, 다음 대표 도전 가능성이 나오는 홍준표 전 대표와 김무성 전 대표를 향해선 견제구를 날려둔 상황이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밝혔듯 두 전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를 금지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만큼, 이들에 당협위원장을 맡기지 않는 방법으로 우회적인 ‘비토’를 놓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새 인물’도 전 변호사의 강조점이다. 조강특위 활동의 관전포인트를 ‘어떤 현역 의원이 탈락하느냐’보다 ‘어떤 인물이 영입되느냐’로 돌리기 위한 포석이다. 홍준표, 김무성 전 대표를 견제할 만한 황교안 전 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지사 등을 영입하려는 시도도 이같은 맥락이다. 전 변호사는 “비바람 맞으며 자란 들꽃 같은 분들을 모셔오겠다”며 “김병준 위원장과 협의해 영입할 수 있는 분들은 가능하면 빠른 시간 내 영입할 것”이라고 했다.

“병역의 의무, 납세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자가 보수정당에서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건 어불성설”이란 전 변호사의 말도 의미심장하다. 납세의 의무에 대해선 검증이 쉽지 않지만, 병역미필 의원은 이유야 어떻든 분명히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당 의원 112명 중 병역 미필 의원은 7명 정도 파악된다. △추경호 의원(대구 달성)은 질병(폐결핵) △홍일표 의원(인천 미추홀구갑)은 질병(만성간염) △신상진 의원(경기 성남중원)은 수형 △이현재 의원(경기 하남)은 질병 △이완영 의원(경북 고령성주칠곡)은 질병(심장질환) △김재경 의원(경남 진주을)은 질병(우슬관절 운동장애) △홍 전 대표 시절 대구 달서병 당협위원장을 맡았던 강효상 의원(비례)은 생계곤란 등이다.

다만 전 변호사는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거나 재판 중인 의원들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아울러 신인 정치인은 우대하되, 청년·여성 정치인 우대엔 회의적인 반응을 냈다. 여기에 보수통합 필요성을 제기했던 전 변호사가 현재 바른미래당에 가 있는 옛 한국당 의원들 지역구를 비워놓을지 여부도 관심사다.

아직은 당내 조직적이거나 강력한 반발이 없지만, 당협위원장 인선 작업이 진행될수록 반발도 덩달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 전대에서 선출될 새 대표 체제에서 당협위원장 인선이 바뀔 수 있다고 해도, 현역이 지역구를 뺏긴다면 톡톡한 ‘망신거리’가 되기 때문이다.당의 한 관계자는 “전 변호사의 등장이 요란했으니 결과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릴 가능성이 높아 의원들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며 “한 사람을 자르든, 열 사람을 자르든 반발은 피할 수 없다. 마무리를 잘하는 것까지가 전 변호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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