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세금을 볼모로 소비자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과도한 ‘이익 착취’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여기에 KT&G가 다음 달 출시예정인 궐련형 전자담배 ‘릴’을 띄우기 위해 가격을 4000원대로 낮춰잡을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몸값이 쉽게 오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아이코스 개소세, 126원→529원
|
개정안이 시행되면 일반 담배와 같은 ‘개비당 과세’로 방식이 바뀐다. 현재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과세 기준은 없다. 그동안 파이프 담배(1g당 21원)에 준해 세금을 책정해왔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아이코스 20개비(1갑)에 부과하는 개소세는 현재 126원에서 529원으로 403원 인상된다. 개소세가 오르면 국민건강증진부담금과 폐기물부담금, 담배소비세, 지방교육세 등 궐련형 전자담배에 붙는 다른 세금과 부담금도 일반담배 90% 수준으로 줄줄이 인상될 수 있다.
◇ KT&G의 ‘침투가격전략’, 릴의 몸값 변수
담배업체가 인상분을 모두 담뱃값에 전가하면 현재 4300원에 팔리고 있는 담배 스틱 가격이 6000원을 웃돌 수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기에 ‘서민증세’라는 푸념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정부여당은 궐련형 전자담배에 메기는 세금과 소비자가격간 연관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한다. PM코리아가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궐련형 전자담배 해외사례(18개국)’ 취합 자료를 보면 궐련대비 아이코스 스틱의 가격이 세금 비중과 거의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제 세금비중이 0%인 이스라엘, 남아프리카공화국, 카자흐스탄 등에서 판매되는 해당 국가의 일반담배와 아이코스의 판매 가격은 각국 통화기준 각각 △34, 34 △40, 40 △360, 350 등으로 같거나 비슷했다. 세금비중이 높은 그리스(91.5%), 포르투갈(83.1%), 일본(81.6%) 등도 각각 △4.2, 4.0 △4.9, 4.7 △460, 460로 일반담배와 같거나 조금 낮았다. 현재 우리나라의 궐련형 전자담배 가격은 4300원으로 일반담배보다 200원 낮다.
|
◇ ‘이미 많이 남기는데...서민 고통 가중 안돼’
업계에서는 담배 제조사가 세금을 이유로 소비자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과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담배 제조사가 담배를 팔고 거두는 이익이 제조 업계 통틀어 최고수준이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와 각 제조사가 공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PM의 영업이익률은 2008년 이후 줄곧 20~30%대를 유지했다. 아이코스 한갑 당 영업이익률은 60~70% 수준으로 추산된다. KT&G는 지난 2000년 이후 올 2분기까지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35.0%로 집계됐다. BAT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은 줄었으나 순이익이 137억원으로 2014년과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무리한 담뱃값 인상 때문에 서민들에게 고통을 안겨준 반면 담배회사들은 여전히 수천억원의 이익을 챙기고 있다”며 “국민의 건강을 챙기지 못하고 서민들에게 세금만 더 거두어 간 담배정책 전반을 놓고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