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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고위층 비리 폭로한 中억만장자 계정 정지…中진출 위한 희생양?

방성훈 기자I 2017.04.24 09:59:11

궈원구이, 계정정지 후 트위터서 페이스북 공개 비난
페이스북 “실수였다” 사과 후 계정 복구
NYT 등 페이스북-中정부 결탁 의혹 제기

/궈원구이 트위터 계정 캡쳐.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 억만장자인 궈원구이가 최고위층 가족들의 부패 사실을 폭로했다가 페이스북 계정이 정지당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실수라고 밝혔으나 궈원구이는 의도적인 것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궈원구이는 중국 정부의 요청으로 인터폴에 수배 중이며 현재 미국에서 도피 생활을 하고 있다.

궈원구이는 페이스북 계정이 정지된 이후 트위터에 “페이스북이 나를 막았는데, 이게 무슨 뜻인지? (폭로를 당한) 그들은 정말 두려운가보군! 이렇게 나의 폭로를 멈출 수 있을까? 이는 불법이다. 이는 매우 흥미롭다. 그들의 두려움과 걱정은 나의 다양한 증거의 가치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크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고 썼다. 이처럼 궈원구이가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한 뒤에야 페이스북은 그의 계정을 복구했다.

페이스북은 “회사의 자동화 시스템이 궈원구이의 계정을 잘못 넘겼다”면서 “이러한 오류에 대해 조사할 것이며 프로필은 복원됐다”고 밝혔다. 또 궈원구이의 계정이 왜 정지됐는지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들이 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다”며 이유를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NYT는 페이스북이 20억명에 달하는 이용자들의 다양한 문제를 관리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오랜 기간 중국 시장 진출을 준비해 온 만큼 중국 정부의 요청을 들어준 것이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페이스북이 지난 해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중국 당국과 제삼자 검열도구 개발에 합의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궈원구이의 트윗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을 방문해 고위층과 만나는 사진들이 답글로 달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 투자회사 정취안홀딩스의 지배주주이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유한 마라라고 리조트의 회원이기도 헌 궈원구이는 마젠 전 중국 국가안전부 부부장에게 800만달러(한화 약 90억4000만원)의 뇌물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 정부는 그를 공개수배하고 인터폴에도 협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궈원구이는 지난 19일 ‘보이스 오브 아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사실을 부인하며 중국 당국이 누명을 씌운 것이라고 해명했다. 중국 정부는 보이스 오브 아메리카 측에 궈원구이와 인터뷰를 하지 말라고 압력을 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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