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철응 기자] 리비아에서 한국 건설업체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일부 근로자들은 육로를 통해 이집트로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공항이 운영되고 있는 트리폴리 지역 교민과 근로자들을 위해서는 특별 전세기를 띄우는 방안을 협의한다. 또 트리폴리와 떨어진 리비아 동북부 지역 근로자들은 육로를 이용하는 방안을 권고한다는 방침이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22일(현지시각)에도 리비아 동북부와 트리폴리 한국 건설 현장에서 3건의 차량 및 장비 탈취 사고가 발생했다고 23일 밝혔다.
22일 오전 벵가지 남서쪽 대우건설 현장에서 차량 5대가 탈취당했으며 이수건설의 젠탄 현장(트리폴리 남서쪽 150km)과 대한통운 자회사인 ANC의 대수로공사 주메일 현장(트리폴리 서쪽 100km)에도 무장 주민들이 침입해 차량과 건설장비 등을 강탈해갔다.
이런 가운데 리비아 동북부 투루북에 있던 공간 GTS E&C 근로자 9명은 육로를 이용해 22일 오후 1시께 이집트 국경을 통과했으며 이집트 한국 대사관의 협조를 받아 카이로로 이동 중이다. 이들은 출국 비자 없이도 이집트 국경을 통과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눈에 띄는 버스가 아닌 승용차를 타고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육로 이동 사례가 나온 것을 봐서 큰 문제가 없으면 동북부 지역 근로자들은 육로 이동을 권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 근로자들은 트리폴리 지역에 1000여명, 동북부 지역에 300여명에 머무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동북부 지역에 300여명이 고립돼 있는데 시간이 갈수록 식량이나 안전 문제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집트 국경을 넘으면 난민 캠프에 잠시 머무른 후 이집트 한국 대사관측에서 카이로까지 이동시키게 된다는 설명이다.
현재 트리폴리 공항은 제한적이지만 운영이 되고 있으며 리비아 국영기나 이집트 항공, 아프리카 항공기는 정상 운행 중이다. 단 대부분 유럽편 항공은 결항이다.
정부는 이날 오후 2시에 관계부처 회의를 갖고 특별 전세기를 띄우는 방안을 협의한다.
한편 유엔 안보리는 성명을 통해 리비아 당국이 외국인의 안전을 보장하고, 출국을 희망할 경우 신속한 출국을 위해 협조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