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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 강간미수 닮은꼴' 30대 남성, 징역형 선고

이소현 기자I 2021.03.26 11:15:23

서울북부지법, 30대 남성 주거침입 혐의로 징역 4월
밤에 혼자 귀가하는 여성 뒤따라가 범행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재작년 많은 여성을 불안하게 한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과 유사한 사건이 또 발생해 30대 남성이 징역형을 받았다.

서울 신림동에서 귀가하는 여성 집 앞까지 쫓아와 집 안에 들어가려 했던 남성이 폐쇄회로(CC)TV에 잡힌 모습(사진=유튜브 갈무리)
26일 서울북부지법 형사13단독 최선재 판사는 지난 22일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이모(34)씨에 대해 징역 4월을 선고했다.

이씨는 지난해 5월 30일 새벽 2시2분께 강북구에서 귀가하는 여성 A(23)씨를 뒤쫓아가기 시작했다. 이후 A씨는 이씨가 뒤따라오는 것을 느끼고 주변에 있는 건물 주차장으로 피신했고, 이씨는 주차장을 지나쳐 가는 것처럼 행동한 후 주변에서 A씨를 지켜봤다.

이씨가 떠났다고 생각한 A씨는 바로 집으로 향했다. 그는 거주자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열쇠로 공동출입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갔고, 이씨는 즉시 A씨와 같은 방법으로 공동출입문을 열고 피해자의 집 디지털 도어락 번호를 입력해 피해자의 집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하지만 비밀번호가 맞지 않아 문이 열리지 않았고, 이상한 낌새를 느낀 A씨가 문을 열고 나오자 이씨는 그대로 집 밖으로 도망갔다.

재판부는 이씨가 2016년 12월 강도상해죄로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아 수감생활을 하다가 2019년 6월 가석방 처분을 받은 전과가 있어 가중처벌을 내렸다.

최 판사는 “밤에 혼자 귀가하는 여성의 뒤를 따라가 저지른 것이라는 점에서 종전의 범행과 유사한 측면이 있어 피고인의 죄책이 무겁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가석방 기간(2020년 2월)이 경과한 때로부터 불과 3개월 만에 다시 이 사건 범행에 이르렀다”며 “누범 기간에 저지른 이 사건 범행에 대하여는 실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범행 후 한 지구대로 찾아가 ‘술에 취해 경찰관을 만난 것만 기억나서 사건에 휘말린 것은 아닌지 걱정돼 방문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즉 자수를 했으니 형을 낮춰달라는 것이다.

최 판사는 “피고인이 사건 당일 경찰서에 찾아가 자신의 범행에 관한 단서를 제공함으로써 피고인에 대한 수사가 순조롭게 진행된 측면이 있다”면서도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을 자발적으로 신고하고 그 처분을 구하는 의사표시를 했다고 평가할 수는 없으므로, 형법 제52조 제1항이 정한 ‘자수’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는 다만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해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며 “피고인이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가 문을 열고 나왔을 때 피고인은 즉시 도망쳐 추가적인 범행으로 나아가지는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지난 2019년 5월 28일 오전 6시 20분께 관악구 신림동에서는 30대 B씨가 귀가하는 여성을 뒤쫓다가 여성이 집으로 들어가자 강제로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가려 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사건은 여성이 집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간발의 차로 집 문고리를 잡는 B씨의 CCTV 영상이 공개되기도 해 공분을 일으켰다. 이후 B씨는 주거침입, 강간미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주거침입 혐의만 인정돼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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