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의 실손보험금 지급액이 올해 상반기 2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실손보험의 적자가 1조8700억원에 달했지만, 보험금 부담을 낮추기 위해 출시된 5세대 실손보험으로의 기존 가입자 전환은 더딘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오는 11월 시행할 보험료 할인책이 전환을 늘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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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급액 대부분은 개인보험에서 발생했다. 개인보험 ‘실손의료’ 지급액은 지난해 상반기 1조9579억원에서 올해 2조3665억원으로 20.9% 늘었고, 단체보험 ‘실손보험’ 지급액은 59억원에서 88억원으로 증가했다. 주요 5개 손보사의 개인·단체 지급액 합계도 1조7116억원에서 2조535억원으로 20.0% 늘었다.
회사별 증가율은 KB손해보험이 23.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삼성화재 22.3%, DB손해보험 20.3%, 메리츠화재 18.4%, 현대해상 17.0% 순이었다. 증가액은 삼성화재가 847억원으로 가장 컸고 현대해상 794억원, DB손해보험 681억원, KB손해보험 574억원, 메리츠화재 522억원이 뒤를 이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물가 상승과 의료비 증가에 비급여 진료비와 구세대 실손보험의 청구가 늘어난 영향까지 겹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보험금은 진료 직후가 아니라 나중에 한꺼번에 청구하기도 해 특정 기간의 지급액 증가율만으로 의료 이용이 그만큼 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지난해 전체 실손보험의 수익성도 악화했다. 경과손해율은 101.0%로 전년보다 1.7%포인트 상승했다. 거둔 보험료보다 지급한 보험금이 많았다는 뜻이다. 사업비 등을 반영한 보험손익은 1조87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런 부담 속에 지난 5월 출시된 5세대 실손은 비중증 비급여 보장을 줄이고 중증 질환 보장에 무게를 뒀다. 기존 상품보다 보험료를 낮추는 대신 비중증 비급여 진료의 자기부담률을 높이고 보장 한도를 축소했다. 도수치료 등 일부 치료는 보장 대상에서 제외했다. 반면 암·심뇌혈관질환 등 중증 질환의 비급여 보장은 유지하거나 강화했다.
관건은 기존 가입자의 ‘갈아타기’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5세대 실손 출시 후 7월 말까지 유입된 계약 18만3218건 가운데 기존 가입자의 자발적 전환은 2만7474건으로 15.0%에 불과했다. 전환 건수는 5월 6063건에서 6월 8649건, 7월 1만2762건으로 늘었지만, 누적 유입 계약에서는 신규 가입이 13만4315건으로 73.3%를 차지했다. 신규 가입만 늘어서는 기존 상품의 보험금 지급 부담을 단기간에 바꾸기 어렵다.
기존 상품의 보장이 넓을수록 가입자의 고민은 깊어진다. 1·2세대 실손 중에는 재가입 의무가 없는 계약이 많다. 병원 이용이 잦다면 보험료가 비싸더라도 기존 계약을 유지하는 편이 유리할 수 있다. 반대로 병원을 자주 찾지 않는 가입자라면 보험료 절감 효과가 크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5세대 보험료는 4세대보다 약 30%, 1·2세대보다 50% 이상 저렴하다.
금융당국은 오는 11월 재가입 의무가 없는 1·2세대 가입자가 5세대로 옮기면 보험료를 3년간 50% 할인할 예정이다. 기존 계약을 유지하면서 일부 특약만 바꿔 보험료를 낮추는 선택형 할인도 도입한다. 가격 혜택을 더해 기존 가입자의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의료 이용이 많은 가입자에게는 할인액보다 줄어드는 보장이 더 중요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평소 병원을 자주 방문하지 않는 가입자라면 보험료 할인이 가장 큰 혜택”이라며 “다만 기존 상품의 보장 범위를 포기하면 되돌리기 어려울 수 있어, 전환 전에 자신의 진료 이력과 비급여 이용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9/PS2609200049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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