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문영재 기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농가에서 기르던 개·돼지의 AI 감염 여부를 조사한 결과 충남 천안과 부여의 2개 농가에서 사육하던 개 12마리에서 AI 바이러스 항체(H5)를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개 집단사육 농가에서 AI항체가 검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준원 농식품부 차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AI 항체가 확인된 개들은 AI 증상 없이 항체만 검출된 것으로, 이는 바이러스에 노출됐지만, 질병이 발생한 감염상태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무증상 감염’이라는 설명이다.
방역 당국은 지금까지 46개 농가에서 기르던 개·돼지의 시료를 분석하고 있다. 현재 28건의 검사를 완료하고, 18건은 검사 중이다.
AI 바이러스에 감염된 개가 나온 충남 부여의 산란계 농장은 식용견을 함께 기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농장의 개 20마리 중 11마리에서 AI 바이러스의 항체가 검출됐다.
주이석 동물질병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질병관리부장은 “개·돼지의 감염 여부를 조사 중이기 때문에 AI에 감염된 개가 더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이 개들이 AI에 감염돼 폐사한 닭·오리의 사체를 먹고 AI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 부장은 “농장에서 폐사한 닭을 개에게 준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개들이 폐사축을 먹었다는 사실은 있지만, 바이러스가 호흡기로 들어갔는지, 식도로 들어갔는지, 호흡기로 들어갔다면 폐의 기저부까지 들어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AI 바이러스는 동물의 호흡기로 들어가 폐의 기저부까지 침투해야 증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역 당국은 또 AI에 감염돼 폐사한 닭을 식용견에게 준 농장주가 관련 법을 위반했는 지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