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딥시크에 시장 변동성↑, 금융사 충당금 넉넉히 쌓아달라”

김나경 기자I 2025.01.30 12:37:10

美 4.25~4.50% 금리동결 이후 금감원 회의서
이복현 “산업보조금·관세 등 기업군 영향분석 강화”
“저비용 AI 출현으로 주식시장·산업구조 변화 가능성”
“기업 자금조달 실태 점검해 유동성 애로 지원”

지난달 4일 오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중국 저비용·고성능 인공지능(AI) 서비스 딥시크(Deep Seek)의 출현으로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AI 시장과 산업구조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달라고 30일 강조했다. 이 원장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산업보조금·관세 정책과 관련 기업군 영향 분석을 강화하고, 상반기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경제·금융 동향을 예의주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동결(4.25~4.50%) 이후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연준이 시장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지만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를 암시하며 금리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언급했다”며 “현재 고금리가 예상보다 장기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향후 발표되는 물가·고용 등 경제지표와 트럼프 정책의 영향을 반영해 미 연준의 금리 경로가 결정되는 만큼 금리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오는 4월 1일 무역관행 검토보고서 발표를 전후해 관세정책 우려가 부각되는 등 올 상반기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관세·이민 관련 정책으로 물가압력이 상승할 경우 연준이 물가상승률을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 원장은 딥시크(Deep Seek) 출현으로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증시에서 미국 반도체업체 엔비디아는 4.10% 급락한 123.70달러로 장을 마쳤다. 중국의 AI 업체 딥시크가 미국 경쟁업체보다 적은 AI 전용칩을 쓰고도, 미국 업체보다 성능이 좋은 챗봇을 개발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미국 빅테크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우려가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딥시크와 같은 저비용 AI의 출현으로 미국 빅테크 주가 고평가 우려 등에 따라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AI 산업구조에도 큰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관련 동향을 면밀히 점검해달라”고 주문했다. 오는 30일에는 애플, 다음달 4일과 6일에는 알파벳·아마존, 26일에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이 원장은 기업 유동성 지원과 금융사의 건전성 관리도 강조했다. 이 원장은 대출채권, 채권발행 등 기업 자금조달 실태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일시적 유동성 부족으로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지원해달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또 지난해 결산시 금융사들이 충분한 적립금을 쌓을 수 있게 유도해달라고 했다. 이 원장은 “내수부진, 부동산 침체에도 자금공급 기능이 위축되지 않도록 금융사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며 “경제·금융동향을 예의주시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금융상황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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