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기점으로 수능 100일 전을 맞아 수험생의 건강을 살펴보고 입시전략뿐만 아니라 건강전략도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안산자생한방병원 박종훈 병원장의 도움말로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을 위한 한의 건강법에 대해 알아본다.
◇ 수험생 컨디션 좌우하는 식단, 속 편한 ‘두부’와 면역력 높이는 ‘야채’ 권해
적지 않은 수험생들이 수능에 임박하며 나타나는 스트레스와 긴장감으로 속이 더부룩한 증상을 겪곤 한다. 특히 가정에서는 수험생들의 영양 보충을 위해 육류 섭취를 늘리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농촌진흥청에서 2018년까지 5년간 수험생이 있는 가구를 대상으로 수능 전 농식품 구매 경향을 분석한 결과, 쇠고기(77.4%), 돼지고기(82.4%), 닭고기(66.7%) 등 영양을 고려한 육류 소비가 일반 가구에 비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육류와 같은 기름진 음식은 소화불량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식품으로 주의가 필요하다. 지방 성분은 잘 소화·분해되지 않고 대장에 남아 설사와 복부팽만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기름진 육류를 대신해 단백질을 공급하면서도 속을 편하게 하는 대표적인 식재료로는 두부가 있다. 한의학에서는 두부의 주재료인 콩에 대해 성질이 평(平)해 누구에게나 탈이 없어 속을 편안하게 한다고 본다. 또한 두부에 들어있는 비타민B2 성분은 면역력을 강화해 ‘마스크 수능’을 치루는 수험생들에게 안성맞춤인 식재료라고 할 수 있다.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야채로 식단을 구성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히 시금치나 당근과 같은 녹황색 채소는 무기질이 풍부해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이 밖에도 식이섬유가 풍부해 적게 먹어도 배부른 상태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생한방병원 박종훈 병원장은 “사람의 체질에 따라 맞지 않는 음식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수능을 석 달 정도 앞둔 시점부터 자신에게 맞는 식단을 찾아 적응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과식으로 인한 소화불량으로 고생하지 않도록 식사 시에는 평소의 70% 정도만 섭취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임박한 수능에 뻐근한 목 통증, ‘사각근 이완 스트레칭’으로 근육 풀어주기
진료실을 찾는 환자 중 고된 학업 때문에 목 건강이 악화된 수험생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다가온 수능에 공부량을 늘린 탓에 목에 부담이 누적돼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10대 목디스크(경추추간판탈출증) 환자가 5년 새 6%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젊은층의 목디스크 위험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 속 목디스크 예방을 위해 일상 속에서 가볍게 실천할 수 있는 건강법으로는 스트레칭이 있다. 의자에 앉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동작으로는 ‘사각근 이완 스트레칭’을 권한다. 우선 양손을 포개어 오른쪽 쇄골에 올려 고정한다. 이어 천천히 숨을 내쉬며 고개를 왼쪽으로 돌린 후 쇄골과 턱 끝이 멀어지도록 고개를 젖힌다. 쇄골을 고정한 채로 근육의 이완을 느끼며 15초간 자세를 유지한다. 동작을 3회씩 반복한 후 반대쪽도 동일하게 실시한다. 좌우 한 세트로 총 3회를 반복하면 목 근육을 부드럽게 이완하고 목 주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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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일상 속 노력에도 목 결림 및 통증이 심해진다면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해 검진을 받아야 한다. 곧 수능을 앞둬 수술이 어려운 수험생의 경우 안전하게 통증을 바로잡는 한의치료가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한의에서는 대표적 비수술 치료법 중 하나인 추나요법으로 목뼈의 배열을 바로잡고 통증을 완화한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직접 뼈와 근육, 인대 등을 밀고 당기는 수기요법으로 목 통증 완화 효과가 객관적으로 입증됐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미국의사협회 공식 국제학술지 ‘JAMA Network Open’에 게재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추나요법의 치료 5주 후 목 통증 감소폭은 56%로 뛰어난 치료 효과를 보였다. 반면 진통제와 물리치료 등 일반치료법의 감소폭은 29%에 그쳤다.
◇ 긴장감에 ‘청심원’ 찾는다면 사전테스트 필요, 집중력 저하엔 ‘공진단’ 도움
수험생들이 컨디션 조절을 위해 찾는 대표적인 한약 ‘우황 청심원’. 우황 청심원과 우황 청심환을 혼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한의학 처방에 따른 정확한 용어는 ‘청심원’이다. 다만 환제로 만든 경우 ‘청심환’이라고 부르며 액제로 만들었을 경우에는 ‘청심원액’이라고 한다. 청심원은 열을 내리고 마음을 진정시키는 역할을 하며 조선 왕실에서도 친교를 위해 중국에 보낼 정도로 귀한 약재이기도 하다.
하지만 청심원은 심장의 두근거림을 완화하는 효과와 함께 몸의 긴장을 풀어 졸음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한의사의 정확한 진단으로 환자에게 맞는 처방을 받는 것이 우선이며 시험 전에 반 알 정도를 미리 먹어보고 반응을 살펴보는 것을 권한다. 9월과 10월에 예정된 모의고사에서 사전 테스트를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전 테스트 시에는 시험 1시간 전에 청심원을 복용하는 것을 권한다. 일반적으로 청심원의 효과는 1시간 후에 가장 크게 나타나며 3~4시간 정도 지속되기 때문이다. 오전과 오후에 각각 한 번씩 복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피로감이 심해 집중력이 저하된 경우에는 ‘수험생의 보약’이라고도 불리는 공진단을 복용해보는 것도 좋다. 공진단은 사향과 녹용, 당귀, 산수유 등 한약재를 배합한 한방 처방으로 특히 기억력 및 집중력 증진, 신경보호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박종훈 병원장은 “수능을 앞둔 100일간 건강에 소홀하면 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긴장감이 높아지는 시기인 만큼 심리적 부담이 늘고 신체에도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건강 전략을 살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