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엔 군축자문위원회 신임 의장에 임명된 외교부 이호진 대사(외교역량평가센터소장·56·사진)는 18일 제48차 자문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뉴욕특파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이번 회의에서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접근 뿐만 아니라 그동안 소홀했던 지역 안보 협력이 중요하다는 논의가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의장은 "안보 문제에 있어 안보리 제재만이 능사는 아니다"면서 "유엔은 각 지역간 연계를 강화해 지역 안보 협력이 촉진되도록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장은 "그러나 중동국가간 안보협력 관계는 전혀 없다"면서 "6자회담은 중동국가들이 나서서 이란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군축과 관련한 가장 큰 이슈는 핵확산 금지이지만 핵 보유국의 감축도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사일 확대 문제도 이번 회의에서 심각하게 논의됐다"면서 "미사일 연쇄 확산에 대한 반대 입장을 유엔이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의장은 "일반인들이 안보문제에 대해 인식할 수 있도록 유엔 사무총장이 정책적 선언을 할 필요가 있다"며 "사무총장에게 제출되는 권고안에 이러한 내용이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유엔 사무총장과 같은 한국인이 신임 의장에 임명됐다는 일각의 곱지않은 시선에 대해 "작년의 아프리카에 이어 올해 아시아에서 의장이 나오는 지역 로테이션과 가장 오랫동안 위원직을 수행한 아시아 자문위원이라는 기준 등에 의해 뽑힌 것"이라고 일축했다.
유엔 군축위원회는 군축, 비확산 및 국제안보와 관련한 유엔 사무총장의 자문기구로 유엔 사무총장이 임명한 20여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유엔 사무총장의 자문기구는 군축위원회가 유일하다.
군축위원회는 반기문 사무총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16~18일 사흘동안 북한·이란 핵문제, 국제 테러리즘 등 국제안보 이슈와 군축 아젠다에 대한 유엔의 대처방안을 논의했으며 내달 중순까지 사무총장에게 군축문제의 방향을 제시하는 권고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자문위원회 회의는 일년에 두번 열린다.
이 의장은 지난 2004년 코피 아난 전 사무총장 시절부터 군축위원회 위원으로 일해왔으며, 올해말까지 의장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서울대 법대, 외무고시 8회 출신인 이 의장은 지난 74년 외무부에 입부, 정책기회국장, 주오스트리아 공사, 주유엔 차석대사, 주헝가리 대사를 거쳐 현재 외교역량센터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