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안치영의 메디컬와치] 우울증 약 못끊겠어요…'약물중독' 여성 늘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안치영 기자I 2026.05.06 05:50:03

SUD 환자 111만명 분석…여성 사망위험 2.37배
15~29세 여성 AUD 증가세
약물장애 여성 발생률 우위…치료지연·접근성 부족 구조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국내에서 알코올과 약물 사용 문제가 새로운 위험 국면에 진입했다. 특히 젊은 여성층에서 발생률 및 사망률이 동시에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중장년 남성 중심의 기존 정책으로는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연구진은 국민건강보험공단(NHIS) 데이터를 활용해 국내에서 물질사용장애(SUD, Substance Use Disorder)와 관련된 사망 위험을 조사한 결과를 최근 대한의학회지에 게재했다.

물질사용장애는 술·약물·담배 등 특정 물질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고 건강·대인관계·사회생활에 문제가 생기는데도 사용을 멈추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흔히 ‘중독’으로 불리는 개념을 포괄하는 의학적 용어로 알코올사용장애(AUD), 약물사용장애(DUD), 니코틴사용장애(NUD) 등을 모두 포함한다.

연구진이 2008년부터 2022년까지 341만 3297명을 추적 분석한 결과 SUD 환자는 111만 4550명에 달했다. 이들의 사망률은 16.8%로 비환자군(10.9%)보다 현저히 높았다. 특히 전체 사망자 43만 8504명 중 상당수가 SUD와 연관돼 있었다. 사망자 중 89.7%가 알코올사용장애(AUD), 8.3%가 약물사용장애(DUD)로 나타나 알코올의 영향이 압도적이었다.

연구진은 “SUD 환자는 일반 인구보다 사망 위험이 유의하게 높다”며 “특히 여성과 취약계층에서 위험이 더 크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실제로 여성 SUD 환자의 사망 상대위험은 남성보다 2.37배 높았고, 저소득층은 고소득층보다 1.51배, 장애인은 비장애인보다 1.84배 높은 사망 위험을 보였다.

(그래픽= 이미나 기자)
가장 우려되는 변화는 젊은 여성층이다. 연구진은 “15~29세 여성에서 AUD 발생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해당 연령대에서 AUD 및 DUD 환자의 사망 위험도 크게 상승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여성 AUD 발생률은 2008년 인구 10만 명당 84.9명에서 2022년 102.1명으로 증가했다.

약물사용장애(DUD)의 성별 격차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연구 결과 DUD는 전 기간 동안 여성 발생률이 남성보다 높았으며, 특히 2010년대 중반 기준으로 여성은 인구 10만 명당 약 12~14명 수준까지 증가한 반면 남성은 약 8~10명 수준에 머물렀다. 즉 여성 발생률이 남성보다 약 1.3~1.5배 높은 구조가 지속된 것이다. 이후 2018년 이후 규제 강화로 감소세를 보였지만, 성별 격차는 유지됐다. 또한 사망자 비중에서도 여성이 52.1%로 남성(47.9%)보다 높아, 발생과 사망 모두에서 여성 위험이 더 크게 나타났다.

의료진은 이러한 변화의 원인으로 정신건강과 약물 환경의 변화를 지목했다.

연구진은 “여성에서 우울증과 불안장애 유병률이 각각 9.8%, 13.4%로 남성보다 높다”며 “정신질환과 연관된 향정신성의약품 사용이 DUD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에서는 불법 마약보다 향정신성의약품 오남용이 더 큰 사회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이후 환경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연구진은 “팬데믹 기간 치료 접근성 감소와 동시에 실제 음주량 증가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사회적 고립과 스트레스가 젊은 층의 위험 음주를 악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알코올 소비는 증가했지만 치료 이용은 감소하면서 ‘진단되지 않은 중독’이 확대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다른 문제는 치료 지연이다. 논문은 “여성 AUD 환자는 사회적 낙인으로 인해 치료를 미루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초기 개입이 늦어지고, 결국 사망 위험이 높아지는 구조가 형성된다. 특히 DUD 환자의 경우 약 30%가 진단 후 1년 이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나 치명성이 더욱 컸다.

결국 핵심은 정책의 전환이라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연구진은 “현재의 중독 관리 체계가 변화하는 역학적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젊은 여성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개입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SUD 환자의 사망률 감소를 위해 치료 및 지원 서비스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