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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국제 금 선물가격이 최근 6주 연속 상승, 전날 온스당 약 1942.6달러(약 239만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해 9월 저점 대비 약 20% 가량 상승한 것이다. 9주 연속 상승 랠리 후 최고가를 찍었던 지난해 8월 온스당 2069.4달러(약 254만원)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또 미국에 상장된 대표 금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골드 쉐어스’(GLD)는 지난 1년 동안 5.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6.7%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지난해 금 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찍긴 했지만, 역대 최악의 인플레이션 및 이에 따른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 등을 감안하면 예상보다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평가다.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워낙 가파른 탓에 수익률 측면에서 미 국채에 밀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것도 외국인들이 금 투자를 주저하게 만든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나선 데다 경기침체·성장둔화 우려가 확산하면서 미 국채 금리가 하락했다. 미 물가연동국채(TIPS) 10년물 수익률은 작년 10월 1.75%에서 최근 1.2%까지 떨어졌다. 달러화도 작년 9월 말 대비 10% 가량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헤지펀드를 비롯한 투기적 성향의 투자자들까지 최근 금 선물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세계 최대 금 수입국인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폐기한 것도 금 수요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이 공격적인 긴축을 중단하고 금리인하로 돌아서게 되면 올해 금값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2000달러 고지만 넘어서면 역대 최고가인 2069.4달러도 바로 사정권이다.
록펠러 글로벌 패밀리 오피스의 지미 창 최고투자책임자는 “충분한 인내심을 가지면 금 투자가 좋은 성과를 거두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LVW어드바이저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인 조 자피아는 “기관과 투자자들로부터 상당한 (자금)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금값 상승과 더불어 은과 백금 등 귀금속 가격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은과 백금은 산업용 금속으로 사용된다. 은 가격은 최근 3개월간 23%, 백금은 6.5% 각각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