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을 상대로 안구 기증 실태를 질의했다. 권 의원은 각막이식 과정에서 높은 수입 의존도를 지적하며 사망자의 안구 적출을 반드시 의사가 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법 개정 필요성을 언급했다.
각막이식 5건 중 4건 수입…국내 기증은 회복 더뎌
각막은 눈 앞쪽의 투명한 조직으로 질환이나 손상으로 혼탁해진 각막을 기증받은 조직으로 교체해 시력 회복을 돕는다. 이식 수술까지는 기증 의사 확인과 유족 동의, 조직 확보, 검사·보존·이송이 이어져야 한다. 수술할 의사가 있어도 앞선 과정이 작동하지 않으면 국내에서 기증 조직을 확보하기 어렵다.
실제로 국내 기증 실적은 과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의 ‘2025년도 장기 등 기증 및 이식 통계연보’에 따르면 안구 기증자는 2021년 163명에서 2024년 70명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85명으로 늘었다. 기증에 따른 안구 이식은 같은 기간 370건에서 지난해 187건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기증 실적이 있는 의료기관도 줄었다. 연보의 기관별 실적을 중복 제거해 집계하면 안구 기증 실적이 있는 의료기관은 2021년 57곳에서 2024년 33곳으로 감소한 뒤 지난해 47곳으로 늘었다. 특히 사후 안구 기증 실적이 있는 기관은 2021년 12곳에서 지난해 5곳으로 줄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수입 각막은 국내 각막이식수술을 지탱하는 주요 공급원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각막이식 1456건 중 수입 각막을 사용한 수술은 84.8%(1235건)를 차지했다. 각막이식 10건 중 8건 이상을 해외 기증 조직에 의존한 셈이다. 2021년에는 수입각막 사용 비중이 69.7%였지만 4년 만에 수입 비중이 15.1%포인트 높아졌다.
일각에선 수입 각막 의존 비중을 낮추기 위해서는 안구 적출 업무를 의사가 아닌 별도 인력이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권 의원은 “기증 희망자와 매칭이 이뤄졌는데도 실제 기증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안구를 적출할 의사가 없는 경우”라며 “사망한 사람의 안구를 적출하는 것까지 꼭 의사가 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의료계는 이같은 주장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안과의사회는 지난 21일 성명서에서 국내 기증을 활성화하고 수입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취지에는 동의했다. 그러면서 “안구 적출은 이식에 사용할 조직을 확보하는 의료행위”라며 “적출 과정의 손상이나 오염이 이식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의사가 수행하는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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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세부적으로 보면 현장의 인력 부담은 무시하기 어렵다. 대한안과학회 관계자는 “야간에 1~2시간씩 이동해 안구 적출 업무를 맡을 의사를 확보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전공의에게 맡기는 방법도 근무시간 제한 등을 고려하면 쉽지 않다는 게 의료계 의견이다.
이 관계자는 “비의사 안구 적출 허용에 반대하는 게 개인적인 입장”이라면서도 “일부 안과 의사들은 기증 안구 확보가 어려운 현실 때문에 미국 안은행과 같은 전문인력 양성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안과계 내부에서는 비의료인력의 안구적출을 가능케 할 경우 필요한 원칙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구 적출 업무를 수행할 별도 인력과 이를 담당할 기관의 공공성과 전문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 설계를 선행해야 한다는 것. 구체적으로 △각막이 장기와 조직의 특성을 동시에 가진다는 점을 제도에 반영하고 △별도 인력의 자격 인증과 교육을 대한안과학회가 전담하며 △한국형 안은행을 영리 목적의 독립 법인으로 운영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이번 논의는 안과에서도 기증 조직 확보처럼 상시 대응이 필요한 필수의료 영역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드러낸다. 안과학회 관계자는 “소외된 분야에 의사들이 참여하고 관련 체계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별도 인력을 도입하더라도 각막의 특성에 맞는 업무 범위와 학회 중심의 인증·교육, 운영기관의 공공성을 함께 확보하는 것이 전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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