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는 날씨, 스마트팜 뜬다]① 날씨 따라 널뛰는 생산량...안정적 식량 공급처로 떠올라 온습도 일정...일조량 ·영양분 조절 기후 무관 농산물 가격 안정 기대 독일·미국에 비해선 아직 보급률 낮아 "기술·자금·판로 등 정부지원 필요"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폭염경보가 내려진 지난달 21일 경기 평택시의 스마트팜 수직농장 팜에이트.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돌았지만 재배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서늘한 공기가 먼저 닿았다. 햇빛 대신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비추는 선반에는 초록빛 엽채류가 층층이 자라고 있었다. 외부 날씨와 단절된 밀폐 공간에선 온·습도는 물론 작물 성장에 핵심인 광량과 영양분까지 일정하게 조절되고 있었다.
팜에이트 관계자는 “일반 온실의 경우 온습도 관리는 가능하지만 일조량까지 일정하게 유지하긴 힘들다”며 “스마트팜은 이를 극복하고 수직으로 공간을 활용하면서 작물에 필요한 적정 영양분을 공급해 기후변화에 따른 생산량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평택시의 스마트팜 농장 팜에이트의 실내 수직농장에서 엽채류가 여러 층으로 쌓인 재배 선반에서 자라고 있다. (사진=박지애 기자)
폭염과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로 농산물 가격 급등이 반복되면서 스마트팜이 단순한 농업 신기술을 넘어 ‘먹거리 공급망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상 상황에 따라 생산량과 가격이 크게 출렁이는 노지·시설재배의 한계를 보완해 연중 안정적으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어서다.
9일 농림축산식품부가 이데일리에 제공한 스마트팜 정책보급 현황에 따르면 보급 면적은 2021년 6540㏊에서 지난해 9720㏊로 3180ha(48.6%) 늘었다. 4년 만에 여의도 면적의 11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전체(온실·비닐하우스 같은 시설원예) 면적 대비 스마트팜 보급률은 같은 기간 11.8%에서 17.5%로 5.7%포인트 높아졌다. 하지만 독일 79%, 네덜란드 50%, 미국 27% 등과 비교하면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사진=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스마트팜 확대 필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가을철 기상 악화와 일조량 부족으로 양상추 공급이 급감해 일부 외식업체에서 양상추를 빼거나 대체 채소를 사용하는 ‘양상추 없는 햄버거’까지 등장했다. 올해도 시금치 4㎏ 한 상자 기준 6월 중순 1만 2503원에서 8월 상순 4만 5633원으로 3.6배 뛰었다.
문제는 경제성이다. 정부의 기술 개발과 자금 지원을 통해 높은 초기 투자비와 운영비 부담을 낮추고 재배 품목을 확대하는 것이 스마트팜 확산의 과제로 꼽힌다.
팜에이트 관계자는 “초기 투자비와 운영비 부담을 낮추고 재배 품목을 확대하기 위한 기술·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정부 지원과 함께 유통·식품기업의 장기 구매계약 등 안정적인 판로 확보가 뒷받침돼야 스마트팜이 기후위기 시대의 상시 먹거리 공급망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경기 평택시의 스마트팜 농장 팜에이트 실내 수직농장에서 엽채류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아래 자라고 있다.(사진=박지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