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8일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10명을 대상으로 내년 반기별 주요 에너지·원자재 기말 가격 전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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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와 공급 위축으로 올해 급등했던 석탄 가격도 내년에는 대체 증산 기대감이 커지며 다소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석탄(국제원자재거래소) 톤당 평균가격은 △2022년 11월 말 279달러 △2023년 상반기 206달러 △2023년 하반기 202달러로 추산됐다.
원유가격은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대체로 오를 전망이다. 전체 산업활동의 필수재로 수요 충격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센터장들은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배럴당 평균가격이 △2022년 11월 말 81달러 △2023년 상반기 82달러 △2023년 하반기 84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봤다.
센터장 10명 중 6명은 내년에 주목할 핵심 원자재로 가격 강보합세가 전망된 원유를 꼽았다. 우리나라 수입 1위 품목으로 무역 수지에 영향이 큰 데다 정유, 철강, 화학 등 주요 제조업의 원가 구조와 직결되기 때문에 원유 가격 향방이 국내 경제 전반에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들은 중동 산유국의 유가 방어 의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공급량 제한 정책 등 공급 축소로 연결될 수 있는 만큼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에 제한된 공급, 경기 위축에 따른 수요 부진의 두 변수가 충돌해 유가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며 “내년 전반적으로는 강보합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철광석 및 비철금속은 뚜렷한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 철광석(다렌상품거래소)의 톤당 가격은 △상반기 737위안 △하반기 776위안으로 추정됐다. 구리(이하 런던금속거래소)는 △상반기 7817달러 △하반기 8290달러로 전망됐다. 아연 가격은 △상반기 2963달러 △하반기 3124달러, 알루미늄은 △상반기 2314달러 △하반기 2552달러로 조사됐다. 내년 하반기에는 중국의 코로나 봉쇄 해제 등 불확실한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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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국내 삼원계(NCM·니켈, 코발트, 망간) 배터리의 주원료인 니켈, 코발트는 수요증가에 힘입어 하반기 중 가격이 소폭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니켈(런던금속거래소) 가격은 △상반기 2만4200달러 △하반기 2만4905달러, 코발트는 △상반기 5만1178달러 △하반기 5만2633달러로 집계됐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으로 리튬 가격도 상승세를 그려왔으나,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적 자원개발이 늘어나 독일, 프랑스, 호주 등의 리튬 상용화를 비롯해 확연한 공급증가가 예상된다”며 “알버말, 티엔치리튬 등 글로벌 리튬 업체의 대규모 신규 물량이 늘어나는 것도 약세 전망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와 러시아0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유통 차질로 가격이 급등했던 주요 곡물의 경우 내년에는 상대적으로 진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날씨와 식량 보호주의 기조에 따라 불확실성은 남아있지만, 작황이 비교적 안정적이고 곡물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사료 수요도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 기준 대두(콩)는 △상반기 1405센트 △하반기 1353센트, 옥수수는 △상반기 661센트 △하반기 632센트 등으로 조사됐다.
다만 밀가루의 주원료인 소맥은 하반기 소폭 오를 것으로 보인다. 소맥(밀)의 부셀(1부셀당27.22kg)당 가격은 △상반기 794센트 △하반기 809센트로 예측됐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자원이 부족해 대부분의 원자재를 수입해야 하는 우리나라 특성상, 원자재가격 변동은 기업은 물론 민생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며 “내년에도 경제안보 차원의 불확실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격 하락 전망과는 별도로 주요 원자재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