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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원내대표 역시 이같은 기회를 의식한 듯 “어쩌면 오늘 이 연단에 설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며 대표연설을 시작했다.
오 원내대표는 진보당의 강령 및 활동이 대한민국 국민주권을 위배한다는 법무부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법무부는 ‘진보적 민주주의’가 북한에서 쓰는 말이라며 진보당이 북을 추종한다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이는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도 썼던 말이다. 같은 주장이라면 루즈벨트 대통령도 북을 추종했다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아무리 박근혜정부가 보수정권이라고 하더라도 극우·냉전시대의 낡은 논리까지 답습해야 한다면 우리 정치는 얼마나 더 뒤로 가야하는가”라고 덧붙였다.
또 이석기 진보당 의원 등이 주도해 내란음모 혐의를 꾀했다는 ‘RO’활동에 대해서도 “정부는 명칭·결성시기 어느 것도 제시하지 않았다”며 “국가정보원과 검찰의 소설일 뿐”이라고 잘라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진보당은 공장에서 땀흘려 일하는 사람도, 노동자, 농민도 정치의 명실상부한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만들어진 당”이라며 “진보당을 해산하는 것은 이 땅에서 노동자·농민을 없애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진보당을 지지하지 않아도 좋다. 유신독재·철권통치로 굴절된 한국 현대사가 다시 반복되지 않아야 된다고 믿는다면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며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발언한 ‘행동하는 양심’, ‘깨어있는 시민’으로 민주주의 파괴를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오 원내대표가 발언하는 동안 정홍원 국무총리는 눈을 지긋이 감고 있었으며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부재 중이었다. 오 원내대표가 발언이 끝난 후, 몇몇 진보당 의원들 외에는 박수를 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