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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 미입증 '비금여 항암치료' 퇴출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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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영 기자I 2026.07.08 06:02:01

라선영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 인터뷰
"실손보험 구조, 비급여 항암 보조치료 오남용 키워"
"20년 전 허가 약제, 현재 기준으로 다시 평가해야"
"서울 쏠림 줄이려면 지역 병원 표준진료 정착 필요"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근거가 없으면 없다고 말하면 됩니다.”

라선영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 (사진=대한암학회)
라선영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 (사진=대한암학회)
라선영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7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근거가 부족한 비급여 항암 보조치료의 오·남용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실손보험과 시장 구조가 근거 없는 치료를 유지시키고 있다며 약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서울의 대형병원 쏠림을 해소하려면 전국 어디서나 동일한 수준의 암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표준진료지침을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정 치료를 배제하거나 옹호하는 게 아니라 객관적인 근거를 확인하고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치료인지 다시 평가해야 한다”며 “이제는 과거의 허가와 현재의 의학 수준을 구분해서 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라 교수는 현재 요양병원 등을 중심으로 시행되는 일부 암 보조치료가 충분한 임상 근거 없이 사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 특히 실손보험이 이러한 시장을 유지시키는 주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환자 입장에서는 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에 치료를 받지만 실제로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지는 전혀 입증되지 않은 경우가 있다”며 “결국 효과가 확인되지 않은 치료에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하게 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관련 업체들의 경제적 이해관계도 오남용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았다.

라 교수는 “현재 문제가 되는 일부 약제는 20여년 전 항암제 선택지가 많지 않았던 시기에 제한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허가받은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표준 항암제와 표적치료제, 면역항암제 등 치료 선택지가 크게 늘어난 만큼 당시의 허가 근거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대한암학회와 국립암센터,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공동으로 근거를 재검토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학계는 학술적 근거를 마련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를 바탕으로 항암제로서 적절한지 다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 라 교수의 설명이다.

지난달까지 대한암학회장을 맡았던 그는 “학회가 몇 번 의견을 낸다고 정책이 바뀌지는 않는다”며 “언론과 사회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국회까지 논의가 이어져야 제도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라선영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사진=세브란스병원)
라선영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사진=세브란스병원)
라 교수는 암 진료의 지역 격차를 줄이기 위한 표준진료지침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표준진료지침을 만드는 이유는 모든 병원이 최첨단 치료를 하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전국 어디에서 치료받더라도 최소한 동일한 수준의 표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 암 진료의 구조적 문제는 서울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과도하게 집중되는 데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많은 환자들이 서울에 와야 제대로 치료받는다고 생각한다”며 “표준진료가 전국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이런 불필요한 쏠림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사례를 예로 들며 지역 의료체계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라 교수는 “일본은 지역 암센터에서도 표준 치료를 충실하게 시행한다”며 “일부 상위 기관이 새로운 임상시험을 수행하고 그 결과를 다시 표준진료로 발전시키는 구조”라고 타산지석의 사례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학병원급에서는 대부분 표준진료를 잘 시행하고 있지만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수익을 목적으로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치료가 시행되는 경우도 있다”며 “비급여 면역항암제나 허가 범위를 벗어난 오프라벨 치료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특히 의정 갈등으로 상급종합병원의 진료가 제한됐던 시기 이러한 사례를 직접 경험했다고 밝혔다.

라 교수는 “대학병원 진료가 어려워지면서 다른 의료기관으로 간 환자들 가운데 표준진료와 거리가 있는 치료를 받은 사례를 적지 않게 봤다”며 “최소한 표준진료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객관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한 표준진료를 전국에 정착시키는 게 환자를 위한 가장 중요한 암 정책의 방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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