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국내 정유·화학사와 손을 잡은 건 폐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지난 2021년 우리나라 플라스틱 생산량은 전년 대비 약 16% 증가했다. 특히 유럽연합(EU), 미국 등 주요국과 국제적 기업을 중심으로 플라스틱 재활용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국내 정유·화학사와 협약을 맺고 폐플라스틱을 석유화학원료로 재활용하는 열분해 기술에 대한 시범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열분해는 폐플라스틱을 300~800℃의 고열로 가열해 플라스틱 생산 원료인 열분해유를 생산하는 공정이다.
먼저 서울시는 자치구와 협력해 종량제봉투 속 폐비닐을 추가로 확보해 협력기업에 공급할 예정이다. 협약에 따라 4개 기업은 서울시로부터 폐비닐을 공급받아 열분해 생산설비를 운영할 예정이다.
국내 정유 및 화학사들은 이를 바탕으로 폐플라스틱 열분해 사업을 실시한다. GS칼텍스는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정유·석유화학 공정의 원료로 투입해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재생산하는 자원순환형 사업을 실행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폐플라스틱 기반 열분해유를 활용해 저탄소 친환경 납사를 생산 중이며, 이를 친환경 플라스틱의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LG화학은 당진공장의 초임계 열분해 설비를 2024년 내 완공해 2만톤 규모의 열분해유를 생산할 예정이다. SK지오센트릭은 열분해 및 자체 후처리 기술로 폐플라스틱 재활용 종합단지(ARC) 설립을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시범사업 참여를 원하는 자치구의 신청을 받아 자치구 실정에 맞는 폐비닐 수거, 처리 방안을 세부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올해 시범사업은 공공에서 수거를 담당하는 단독주택부터 우선 추진할 계획이다.
이인근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이번 협력사업을 통해 종량제봉투에 들어가던 폐비닐을 별도로 수거해 재활용함으로써 소각, 매립량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