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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 CEO 만난 이복현…“노이즈 마케팅 운용사, 펀드 관리 체계 점검할 것”

박순엽 기자I 2025.04.10 09:15:00

이복현 원장, 23개 자산운용사 CEO와 간담회 열어
보수 인하 경쟁 속 ‘펀드가격 산정 오류’ 대해 지적
“의결권 행사 모범·미흡 사례 등 필요한 정보 공급”
CEO들, 외화 표시 ETF 상장 허용·세제 혜택 등 건의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보수 인하 경쟁 과열 속 펀드가격(NAV) 산정 오류가 반복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강하게 우려를 표했다. 운용사 자체적으로 업무 원칙과 내부 규율을 재정립해달라고 당부하면서 이러한 부분이 지켜지지 않을 시 직접 펀드 관리 체계 전반을 점검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 원장은 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에서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과 23개 주요 자산운용사 CEO와 간담회를 열고 자본시장 선진화와 자산운용산업의 건전한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엔 이 원장, 서 회장과 함께 서재완 금감원 금융투자부문 부원장보 등이 참석했다.

◇이복현 “신인의무, 운용사의 핵심 원칙…실질적 작동해야”

이 원장은 우선 자산운용산업이 초격차 기술과 100세 시대에 혁신기업 성장을 지원하고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자본시장의 핵심 인프라라고 평가하면서 미래를 향해 내실 있게 성장하기 위해 눈앞의 숫자보다 보이지 않는 신뢰의 가치를 먼저 돌아봐달라고 CEO들에게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자산운용업계가 양적 성장을 이어오면서 국민 재산 증식과 기업가치 향상에 이바지해온 점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최근 일부 대형사를 중심으로 외형 확대를 위한 보수 인하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상황을 지적했다.

그는 “운용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펀드가격 산정에서 오류가 반복되고 있는데, 이는 투자자의 신뢰를 근본부터 흔드는 일”이라며 “노이즈 마케팅에만 집중하는 운용사에 대해선 펀드 시장 신뢰 보호를 위해 상품 운용과 관리 체계 전반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신인의무’를 운용사의 핵심 원칙으로 꼽으면서 신인의무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관심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감원이 의결권 행사 모범 및 미흡 사례를 적시하는 등 성실한 수탁자를 가려낼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명확히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 원장은 자산운용사 CEO들에게 운용 역량 제고를 위한 전문성과 창의성 제고 노력에 힘써달라는 당부도 남겼다. 그는 국내 시장을 두고 ‘한국 시장만의 매력’을 보여주기엔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국내 자본시장이 만성적인 증시 저평가와 기업 실적 둔화 우려, 글로벌 관세전쟁 등 ‘누란(累卵)의 위기’에 직면해있다고 지적하며 자본시장 선진화를 변함없이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주주 이익 보호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 관련 입법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자산운용사 CEO “펀드 가입 절차 간소화 등 건의”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자산운용사 CEO들은 자본시장 선진화와 자산운용산업 발전 추진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지속적으로 소통·협조한다는 방침이다.

한 CEO는 주주권익 보호를 위해 상법상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 도입이 필요하고, 도입 초기 대상은 ‘상장사’로 한정하더라도 그동안 일반 투자자 권익 침해가 다양한 형태로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해 ‘원칙’ 중심의 대응 방안 마련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또 한국 증시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밸류업 프로그램의 꾸준한 추진 △스튜어드십 코드의 이행력 제고 △의결권 공시 강화 △중복상장 해소 장력책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하며, 업계 스스로도 수탁자 책임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아울러 자산운용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펀드 가입 절차 간소화, 외화 표시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허용, 장기적립식·채권형 상품에 대한 세제상 혜택 부여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건의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자산운용사 CEO들에 자산운용산업이 투자자 신뢰를 토대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하면서 이번 간담회에서 제시된 의견에 대해선 앞으로 감독·검사 업무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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