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두리 권효중 이용성 김형환 기자] “평생 한번 가는 신혼여행 제대로 못 간 게 억울해서요. 이젠 해외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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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인천공항에서 만난 임희진(27·여)씨는 프랑스 파리로 뒤늦은 신혼여행을 간다며 기대에 찬 듯 밝은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인천공항은 오전 7시부터 수많은 인파로 붐비고 있었다. 가족 단위의 여행객부터 고향으로 가는 외국인까지, 해외여행에 목말랐던 이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듯 했다. 체크인 카운터에서 대기를 하고 있는 여행객들은 입국장에 들어서기까지 30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됐지만, 만면에 미소가 가득했다.
5세된 아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김모(36)씨는 “처음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해외여행을 간다”며 “아이들이 더 크기 전에 코로나19 걱정없이 많은 곳을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하늘길이 막혀 고향에 가지 못한 재한 외국인들의 귀향도 이어졌다. 싱가포르에 3년 만에 돌아간다는 A(33)씨는 “아이를 낳고 처음으로 부모님께 손자를 보여드리러 간다”고 전했다.
공항 내 환전소, 로밍 서비스 센터, 여행자보험 카운터 등은 여행객들로 북적였다. 환전소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이용객이 3~4배는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제선 운항이 정상화 조짐을 보이면서 백신접종자들은 뉴질랜드, 중국, 일본, 홍콩, 대만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미국 영국 등 135개국의 경우(22일 기준) 격리 없이 출입국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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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관광객 없인 춘래불사춘…‘임대’만 나부껴
“명동뿐만이 아니에요. 남대문, 동대문 이쪽은 결국 외국인이 돌아와야 장사가 되는데…”
지난 22일 오전 서울 명동 거리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에도 여전히 한산했다.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겐 필수코스라고 하는 예전의 명성도, 흔적도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웠다.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거리의 행인들도 많이 보이지 않았다. 서울의 대표 관광명소로 손꼽혔지만 발길이 끊기자 명동예술극장 등 대로변은 물론 일대 골목을 가득 채웠던 먹거리 노점상들 대부분이 자취를 감춘채 일부 노점상들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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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명동 상권의 중대형 공실률은 50.1%, 소형 공실률은 50.3%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동의 상가 절반이상은 코로나19사태 이후 문을 닫았다는 얘기다. 한한령이후 중국인 관광객의 급감으로 매출이 크게 줄었던 명동상권은 코로나19로 인해 거의 빈사상태에 빠진 셈이다.
명동에서만 20년 넘게 담배·복권 가판대를 운영중인 A씨는 “명동 상권은 ‘관광 자유화’ 이후 커졌는데 고작 거리두기 해제 정도로는 살아나지 않는다”며 “명동뿐 아니라 동대문, 광화문 등은 결국 외국인이 많이 찾아와야 숨통이 트일 것 같다”고 말했다.
주말인 23일 다시 찾은 명동 거리도 평일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매장문이 닫힌 곳이 많았고 거리를 따라 노점상 좌판이 깔렸지만, 한적했다. 명동파출소의 한 경찰관은 “거리두기 해제 이후에도 출동할 사건이 늘어나진 않았다, 유동인구만 약간 늘어난 정도”라고 말했다. 명동 거리 입구 앞, 코로나19 이전에는 지도와 관광안내책자를 들고 분주했던 관광안내원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 지역의 한 관광경찰은 “외국인 관광객이 언제 돌아올지 기약하기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