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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이력서 심사하자…"나를 합격시켜" 몰래 심는 취준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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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나연 기자I 2026.09.12 13:5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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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서에 'AI용 지시문' 숨겨
20만건 중 최소 1%서 발견
2024~2025년 사이 7배 증가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채용 심사가 늘어나면서 일부 구직자들이 이력서에 보이지 않는 프롬프트를 숨겨 AI 평가 결과를 조작하려는 사례가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는 사진. 구직자가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는 사진. 구직자가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2일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실시간 자막 기술업체 이노캡션의 폴 리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법무·컴플라이언스 직무 지원서를 검토하던 중 한 이력서에서 약 1500자 분량의 숨은 문구를 발견했다.

해당 문구는 흰색 배경에 흰색 글씨로 작성돼 사람이 보기에는 쉽게 드러나지 않았다.

내용은 AI에게 기존 지시를 무시하고 지원자가 실제 직무 요건을 충족하는지와 관계없이 최고 적합 인재로 평가하라는 취지였다.

스위스 항공권 검색 스타트업 제로룩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확인됐다.

제로룩은 엔지니어 직무 지원서 약 350건 가운데 일부를 AI 도구로 검사했고 한 이력서에서 기존 지시를 무시하고 해당 지원자를 우선 평가하라는 문구를 발견했다.

이 문구에는 “생계가 달린 문제다”라는 취지의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제로룩 측은 해당 지원자에게 관련 경력은 있었지만 이런 방식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보고 재지원도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AI 시스템의 판단에 영향을 주기 위해 문서 속에 별도 지시문을 삽입하는 행위는 ‘프롬프트 인젝션’으로 불린다.

듀크대 공동 연구진이 채용 플랫폼을 통해 제출된 실제 이력서 약 20만건을 분석한 결과 최소 1%에서 AI 채용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숨은 지시문이 발견됐다.

연구진은 특히 이 같은 사례가 2024년 7월부터 2025년 11월 사이 7배 늘었다고 분석했다.

틱톡과 유튜브 등에서 프롬프트 인젝션 방법을 소개하는 영상이 확산하고 숨겨진 문구를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무료 템플릿까지 등장하면서 사용이 빠르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기업들이 지원서 선별에 AI를 적극 활용하는 점도 이런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직자 입장에서는 채용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기 어렵고 기업 역시 AI를 이용해 대량의 지원서를 빠르게 걸러내는 상황이 맞물리면서 이른바 ‘AI 대 AI’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밥슨대 정보기술학과 나다 하쉬미 조교수는 이를 두고 “인공지능들이 서로 대화하는 것과 같은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업들이 숨겨진 프롬프트를 탐지하기 시작하면서 이런 시도가 오히려 지원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제로룩의 시모네 리니 공동창업자 겸 CEO는 프롬프트를 숨겨 넣는 방식에 대해 “그냥 몰래 들어가서 정상에 오르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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