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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와 예능, K팝은 세계 각지에서 한류 붐을 일으키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한국 드라마를 자막 없이 보고 노래를 따라 부르기 위해 자발적으로 국어를 배운 외국인들의 모습은 우리 국민에게 자긍심을 느끼게 했다.
하지만 콘텐츠들이 재미와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사용하는 ‘우리 말’의 수준은 부끄러울 정도다. TV 화면에는 맞춤법에 어긋나는 자막이 버젓이 나오는가 하면 중년 이상의 성인들은 의미를 짐작하기 어려운, 인터넷에서 통용되는 비속어와 줄임말들이 난무한다. 드라마 속 등장인물들이 주고받는 대사에는 불필요한 외국어, 외래어뿐 아니라 비표준어, 은어들도 자주 등장한다.
국립국어원이 2014년 발표한 방송언어 조사 자료를 보면 2013년 10월 KBS2 ‘가족의 품격 풀하우스’는 33회의 자막 표기 오류 건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MBC 예능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의 불필요한 외국어, 외래어 사용 횟수는 35회, 한류 드라마로 폭발적인 인기를 끈 SBS ‘상속자들’은 비문법적 표현 8회, 비속어 18회, 은어 및 통신어 16회가 각각 집계됐다. 심지어 노랫말은 알 수 없는 단어와 외국어로 가득하다.
문제는 어긋난 맞춤법, 잘못된 언어 사용 습관이라도 방송에서 나오면 많은 시청자가 문제의식이나 의심 없이 받아들인다는 데 있다. 국립국어원 측은 “방송언어가 대중의 언어 습관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고 지적했다. 잘못된 우리 말의 여과없는 사용은 국어 교육의 측면에서 대중문화 콘텐츠 제작 종사자들이 간과하고 있는 공영성이기도 하다.
국어는 우리 선조가 36년의 일제 강점기에 민족 말살을 위해 자행된 조선어 말살 정책에도 목숨을 버려가며 지켜온 문화유산이다. 대한민국이 경제, 문화적으로 세계 곳곳에 영향을 미칠 만큼 눈부신 성장을 이룬 지금, 선조가 남긴 가치를 스스로 훼손하는 게 아닌가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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