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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모서리 윗부분에 크게 들어앉은 용 조형물은 오사카 주요 관광지인 도톤보리 지역 한복판에 위치,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배 부분을 금색으로 칠한 초록색 용은 입에 여의주를 물고 붉은색 벽을 뚫고 나오는 모습을 역동적으로 표현했다.
그 앞에서 모서리를 끼고 건물을 돌면 용의 몸통과 꼬리가 다른 벽을 뚫고 상점가 밖 골목으로 돌출돼 있다. 꼬리는 공중에 달려 있어 행인이나 차량 이동을 방해하지 않지만, 사유지를 침범했다. 이에 인접한 토지 소유자가 소송을 제기, 지난 5월 오사카 고등법원이 철거를 명령하는 판결을 내렸다.
철거 공사는 이날 새벽에 진행했다. 가게 외벽에서 튀어나온 꼬리가 제거되자 이를 지켜보는 행인들이 환호성을 질렀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킨류라면 외벽에는 용의 꼬리가 잘려나간 흔적이 남아있다.
입체 간판의 제작자이자 절단 작업을 한 나카무라 마사히데 씨(74)는 “마음속으로 울면서 꼬리를 잘랐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킨류라멘 측에 따르면 입체 간판은 1992년에 설치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오사카 지방법원이 1심에서 꼬리 부분이 토지 경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다. 가게 측이 항소했지만 고등법원은 “입체 간판 등은 토지 소유권을 방해했다”고 판단해 기각했다. 이에 킨류라멘은 올해 8월 꼬리 철거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