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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키색 목도리에 노랑 리본을 매단 이씨는 기타리스트 임종덕씨와 함께 60만명(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추산)의 시민 앞에 섰다. 무대 맨 앞에는 세월호 유가족과 당시 생존 학생들이 자리했다.
이상은은 “제 노래가 촛불처럼 사람들 마음에 위로와 힘이 되고 소망을 향한 에너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노래를 시작했다.
이상은은 특유의 몽환적인 목소리로 `어기여 디여라`를 첫 곡으로 불렀다. 이어 날개를 다친 새를 화자로 삼아 평화로운 세상을 염원하는 메시지를 담은 `새`를 열창했다.
이상은은 “어릴 때부터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며 “돈이 많은 게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이 즐겁게 살 수 있는 나라가 선진국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곳을 향해가는 아픔과 슬픔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깨끗하고 투명한 나라, 선진국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순실(61·구속기소)씨 국정농단 등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이상은은 또 세월호 참사 희생자에게 “기운을 내라”고 격려하며 `언젠가는`을 마지막으로 불렀다.
“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나리/어디로 가는지 아무도 모르지만//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나리/헤어진 모습 이대로”라는 구절에 이르러 이상은은 촛불을 든 시민에게 마이크를 넘겨 떼창을 유도했다.
이상은은 지난해 8월 경기 안산 단원고에 열린 `기억과 약속의 밤` 문화제에서 노래한 인연으로 이날 무대에 초대됐다. 이상은은 문화제 당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상은은 “그렇게 눈물을 펑펑 흘리면서 노래해 본 적은 평생 처음”이라고 당시를 기억했다. 이어 “위로하고 싶고 뭔가 꿈을 다시 꿨으면 하는 마음에서 오늘은 울지 않고 있다”며 “아까 생존자 학생이 언젠가 먼 훗날 17살의 모습으로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해 줬는데 이 노래도 그런 마음과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표곡인 `담다디`를 연호하는 시민에게는 “이 자리에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며 “담다디의 춤은 출 수 없는 나이가 됐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