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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물은 잡고 합의한 성인물은?…‘포르노 규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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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보경 기자I 2026.09.26 14: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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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음란사이트 올해 단속 강화 추세에
일각선 “합의한 성인물 허용 넓혀야” 목소리도
해외선 성인 합의 포르노 유통 일부 허용
여성계 “비동의 촬영물 구분 장치가 먼저”

[이데일리 방보경 기자] 정부가 불법촬영물과 성착취물을 유통하는 사이트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이들 사이트에서는 포르노(음란물)도 함께 유통되고 있어, 성인물의 허용 범위를 좁게 규정한 현행 규제를 둘러싼 논란도 나온다. 불법촬영물은 강력히 차단하되 성인 간 합의 콘텐츠는 별도로 봐야 한다는 주장과 피해물을 가려낼 장치가 우선이라는 의견이 맞선다.

26일 성평등가족부·경찰청·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합동대응단에 따르면 올해 들어 불법 음란사이트 66곳이 적발돼 운영이 중단됐다. 해당 사이트들에는 일반 포르노뿐 아니라 디지털 성범죄물도 올라오는 만큼 정부가 이를 근절하고자 단속 중이다. 이뿐 아니라 사이트 5077개에는 차단 시정요구가 내려졌고 380개에는 접근제한 조치가 이뤄졌다.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이미지 합성 기술(딥페이크)로 제작된 허위 음란영상물이 텔레그램과 SNS를 통해 디지털 성범죄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3일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학교 학생회관 총학생회 게시판에 딥페이크 성착취물 문제에 대한 학생들의 학우들의 관심을 촉구하는 대자보가 붙어 있다.(사진=뉴스1)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이미지 합성 기술(딥페이크)로 제작된 허위 음란영상물이 텔레그램과 SNS를 통해 디지털 성범죄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3일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학교 학생회관 총학생회 게시판에 딥페이크 성착취물 문제에 대한 학생들의 학우들의 관심을 촉구하는 대자보가 붙어 있다.(사진=뉴스1)
국내에서도 이러한 불법 사이트가 아니라 합법적인 유통 경로로도 성인용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영상물이다. 성적 표현이 포함되더라도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성인을 대상으로 유통할 수 있다.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은 영상물은 △2021년 2940편 △2022년 3118편 △2023년 2204편 △2024년 2379편 △2025년 2721편이었다. 표현 수위가 더 높아 제한된 공간에서 상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제한상영가’로 분류된다.

그러나 법적으로 ‘음란물’에 해당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은 음란한 부호·문언·음향·화상 또는 영상을 정보통신망을 통해 유통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가 2024년 시정을 요구한 ‘음란정보’만 3만 8044건에 달했다. 여기에는 노출이 과도하거나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콘텐츠 등이 포함된다. 여성의 신체를 지나치게 대상화하는 영상물이 대표적인 예다.

논란의 핵심은 성인이 합의해 제작한 성적 영상까지도 지금처럼 규제해야 하느냐다. 국내에서는 촬영 당사자 간 합의가 있었더라도 법적으로 음란물에 해당하면 온라인 유통이 금지된다. 반면 일부 해외 국가에서는 일정한 요건 아래 성인 간 합의로 제작된 포르노의 제작·유통을 허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합법적으로 유통할 수 있는 성인물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불법촬영물이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처럼 피해자가 있는 콘텐츠와 성인이 합의해 제작한 콘텐츠를 같은 규제 틀로 다뤄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표현의 자유는 피해를 발생시킬 명백하고 현존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만 제한될 수 있다”며 “서로 동의했을 경우 성인들 간의 성행위는 합법적인 행위이며 이를 포착한 영상은 누구에게도 피해를 발생시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반대 입장에서는 규제 완화에 앞서 합의된 성인물과 불법촬영물·비동의 유포물을 구분할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촬영에 동의했더라도 유포에는 동의하지 않은 영상이 있을 수 있고, 영상만으로 피해물인지 판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여성계에서는 국내에서 음란물로 소비해온 영상 가운데 동의 없이 촬영되거나 유포된 피해 영상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오히려 규제를 완화했을 때 성착취적이고 폭력적인 콘텐츠를 허용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효린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사무국장은 “사람들이 인식하는 음란물은 피해촬영물과 성인물, 해외 불법 음란물 등이 혼재돼 있다”라며 “이 때문에 포르노를 외연화했을 때 디지털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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