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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벤치마크인 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LIFFE) 로부스타 원두 선물 가격은 이날 톤(t)당 4844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주요 재배 국가인 동남아 지역의 수확 부진 탓으로 지난 1년 동안 70% 넘게 급등했다. 그동안 로부스타 원두는 아라비카 원두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에스프레소와 인스턴트 커피 등에 널리 사용됐으나, 가격이 대폭 올라 커피 관련 업체들은 비용 증가에 따른 마진 압박을 받고 있다.
라바짜 회장은 업계가 아라비카 원두의 가격 변동 대처에는 익숙하지만 로부스타의 가격 급증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뉴욕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아라비카 원두 선물 역시 2022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는 “기후 변화는 주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로부스타 원두 생산국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공급이 줄고 가격이 오르자 헤지펀드 등 투기 세력까지 몰려 선물 가격을 더 끌어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높아진 운송비도 한몫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선박들이 홍해에서 예멘 후티반군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아프리카 우회로를 택했고, 늘어난 항로에 해상운임 또한 크게 올랐다. 이는 아시아와 동아프리카에서 원두를 제공받는 커피 업체들의 비용 상승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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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바짜 회장은 내년 초 발효되는 EU의 ‘삼림 벌채 및 황폐화 연계 상품의 수출입에 관한 규정’ 또한 커피 가격 상승을 주도할 것으로 봤다. 이는 쇠고기, 코코아, 커피, 팜유, 대두, 목재, 고무, 목판, 종이 등 EU 시장에 판매하려는 제품이 2020년 12월 말 이후 삼림 벌채를 통해 전용된 농지 등에서 생산되지 않았다는 것을 판매자가 입증하도록 하는 규정이다. 이에 따라 역내 식품 업체들은 자신들의 상품과 관련된 생산지의 지리적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라바짜 회장은 “커피 생산자의 20%만이 새로운 규정에 충족할 것”이라면서 “유럽의 커피 전문업체들은 사실상 유일하게 이 규제를 대비한 브라질에서 거의 모든 원두를 조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라바짜 회장은 “지난달 유럽의회 선거로 인해 EU 의회의 우파 성향이 강해지면서 법안 개정 가능성이 생겼다”며 “그렇지 않으면 약 800만 명의 커피 농부들이 커피를 팔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