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 음주'에 울고 싶은 간..숙취해소 어떻게?[약통팔달]

나은경 기자I 2022.05.15 23:18:48

회식 늘어 약국서 숙취해소제 판매량 급증
간 세포 내 효소 활성화시키는 간장약 인기
‘헤파토스시럽’·‘헤파멜즈 로라액’ 등
숙취 두통 심해도 ‘타이레놀’은 피해야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코로나19가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접어들면서 2년간 중단됐던 회식이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지난달 18일부터 사적모임 인원제한과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되면서 약국의 숙취해소제 판매량도 급증했습니다. 오랜만의 과음으로 인한 숙취 증상을 조금이나마 완화해줄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왼쪽부터 한화제약의 ‘헤파멜즈 로라액’과 조아제약의 ‘헤파토스시럽’ (사진=각 사)


숙취는 인체에 흡수된 알코올이 알코올 분해요소에 의해 아세트알데히드와 아세테이트를 거쳐 최종적으로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돼 배출되는 과정에서 생깁니다. 숙취해소제는 보통 간 세포를 보호하고 간 세포 내 효소를 활성화시켜 알코올 분해를 돕습니다.

약국에서 숙취해소제로 인기가 높은 간장약 중에는 일반의약품인 ‘헤파토스시럽’이 있습니다. 헤파토스시럽의 주성분인 아르기닌(Arginine)은 아세트알데히드의 분해를 돕고, 베타인(Betaine)은 알코올성 지방간을 방지해주고 숙취를 제거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구연산은 아미노산, 탄수화물, 지질 대사, 알코올 대사에 관여하며 체내 주요 에너지원인 ATP를 생산하는 TCA 회로의 주요 인자로 에너지 합성을 유도해 피로회복을 촉진합니다.

간 대사에 비중있게 관여하는 L-아스파르트산-L-오르니틴수화물과 같은 아미노산이 들어있는 영양제 ‘헤파멜즈 로라액’도 숙취 증상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L-아스파르트산-L-오르니틴은 몸속에서 오르니틴과 아스파르트산으로 분해됩니다. 오르니틴은 간의 요소회로(urea cycle) 대사를 높여 암모니아를 요소로 해독시키는 데 관여합니다. 아스파르트산은 요소회로에 작용할 뿐만 아니라 핵산 합성에 관여해 간세포 생성을 촉진하고 간세포의 TCA (tricarboxylic acid) 회로 대사를 증가시켜 에너지 생성을 촉진하는 등 간기능 개선을 돕습니다.

하지만 ‘간장약 먹으면 괜찮다’는 태도는 지양해야합니다. 간장약은 치료제가 아니라 증상완화제이기 때문에 간 실질세포의 해독능력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것은 아닙니다. 간이 피로해졌을 때 일시적으로 복용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양한 숙취 증상 중 두통을 꼽는 이들도 많은데요, 음주 후 두통이 심해도 타이레놀은 피해야합니다. 음주로 힘들어진 간이 타이레놀의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을 정상적으로 분해하지 못해 간 독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숙취 후 두통은 숙취가 해소되면 사라지기 때문에 따로 진통제를 복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두통이 심하다면 숙취를 해소시킬 수 있는 트리메부틴 성분의 위장운동 조절제나 간 대사 촉진을 위한 아미노산 제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 진통제를 복용해야겠다면 간 독성이 없는 덱시부프로펜 계열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이 낫지만 이 역시 자주 복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매일 3잔 이상 정기적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이 덱시부프로펜을 포함한 해열진통제를 복용하면 위장출혈이 유발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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