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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치 음반은 일반적인 형태의 피지컬 음반과 마찬가지로 한터차트와 써클차트를 비롯한 주요 음반 차트 집계에 반영된다. 굿즈와 달리 좋아하는 가수의 음반 판매량을 높일 수 있어 팬들의 호응도가 높다.
최근 예약 판매를 시작한 신예 보이그룹 코르티스의 2번째 미니앨범 ‘그린그린’(GREENGREEN) 머치 음반은 이러한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그린그린’ 머치 음반은 립밤·다이스·볼 등 3가지 버전으로 나뉘어 있다. 세 버전 모두 미니 CD와 포토카드, 스티커 등을 공통 구성품으로 담았다.
수록곡 ‘블루 립스’(Blue Lips)에서 착안한 립밤 버전에는 보습용 립밤을 담았으며 케이스에 팀의 로고를 새겨 개성을 살렸다.
다이스 버전에는 숫자 대신 “팔랑귀 팔랑귀”, “알 바가 아니여” 등 타이틀곡 ‘레드레드’(REDRED) 가사를 새긴 20면체 주사위를 담았다. 지향하는 바와 경계하는 바를 주제로 잡고 풀어낸 곡의 메시지를 일상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 제작했다.
인형 형태인 볼 버전은 실과 천 등 부자재를 활용해 각자의 취향대로 꾸밀 수 있도록 구성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예약 판매를 시작한 뒤 빠르게 품절돼 팬들의 높은 호응도를 실감케 했다.
머치반은 아티스트의 정체성과 앨범에 담긴 메시지를 시각화하는 도구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빅히트뮤직 관계자는 15일 이데일리에 “어디로 튈지 모르는 멤버들의 자유분방한 매력과 앨범의 메시지를 시각화해 팬들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하는 데 머치 음반 기획의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머치반은 새로운 형태의 음반을 넘어 코르티스의 팀 브랜드와 이들의 음악이 가진 고유의 메시지를 가장 직관적으로 전달해주는 매개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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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다른 그룹들도 다양한 형태의 머치 음반을 선보였다. NCT 위시는 지난 4월 발매한 정규 1집 ‘오드 투 러브’(Ode to Love)를 인형 키링이 포함된 ‘위츄’ 버전으로도 내놨다. 이 버전에는 NFC 뮤직 카드를 담아 앨범 수록곡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일릿은 4번째 미니앨범 ‘마밀라피나타파이’(MAMIHLAPINATAPAI)를 얼굴 마사지 도구를 담은 괄사 버전으로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이밖에 NCT JNJM이 운동화를, 데이식스가 인이어 이어폰을 담은 음반을 선보여 머치 음반의 영역을 넓혔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의 출발점으로 빅뱅 지드래곤이 2017년 선보인 USB 앨범을 꼽는다. 당시 지드래곤은 솔로 앨범 ‘권지용’을 CD 대신 USB 형태로 발매했다. 이에 한터차트가 ‘권지용’을 음반 판매량 집계에 포함한 반면, 써클차트(구 가온차트)는 ‘음반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해석을 내놨다. 이후 ‘권지용’은 이듬해부터 써클차트에서도 음반으로 인정받았고, 이를 계기로 실물 음반의 형태가 다양화하기 시작했다.
K팝 업계에서 음반 매출의 중요성은 여전하다. 하이브의 올해 1분기 음반·음원 매출은 2715억 원으로 전체 매출(6983억 원)의 약 38.9%를 차지했다. SM엔터테인먼트 역시 같은 기간 음반·음원 매출이 575억 원으로 전체 매출(1893억 원)의 30.4% 수준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머치 음반은 음반 시장의 외연을 넓히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MD와 별도로 분류돼 음반 판매량 집계와 매출에 반영되는 데다, 굿즈의 실용성과 소장 가치까지 더해 팬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있어서다. 아직까지는 대체로 기본 음반과 별도로 선보이는 스페셜 버전 성격이 짙지만, 업계에서는 활용 범위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심재걸 대중문화평론가는 “머치 음반은 버려지는 앨범으로 인해 환경 문제까지 대두되었던 실물 음반의 역할 변화와 진화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앞으로 다양한 기능의 머치 음반이 대세를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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