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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대니 결제까지 '척척'…첨단 IT 집결한 알리바바 본사 가보니[르포]

경계영 기자I 2024.09.10 09:00:01

알리바바그룹 캠퍼스C 국내 언론에 첫 공개
IT 기술 집약…안면 인식으로 출입·결제까지
세계 노리는 알리바바, 'K열풍' 한국서 사업 본격화

[항저우(중국)=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중국 항저우(杭州) 시내에서 차로 1시간 가까이 달려 위항(余杭) 지역에 도착하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알리바바그룹 본사가 있는 시시(西溪) 캠퍼스가 눈에 들어왔다. 유리 외벽으로 자연 채광을 높이면서도 철제를 더한 건물 여러 동이 널찍이 들어선 캠퍼스는 자유로운 대학 캠퍼스나 정보기술(IT) 기업이 몰려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를 연상케 했다. 세계적인 IT 기업으로의 자리매김을 노리는 알리바바그룹의 전략이 담긴 셈이다.
중국 항저우에 있는 알리바바그룹 본사 전경. (사진=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중국 항저우에 있는 알리바바그룹 캠퍼스 C의 모습. 가운데 정원엔 알리바바그룹의 로고대로 꾸며졌다. (사진=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IT 기술 담긴 캠퍼스 C

알리바바그룹은 지난 4일(현지시간) 캠퍼스 C를 처음 한국 언론에 공개했다. 지난 5월 문을 연 이곳은 총 67억위안(1조 2630억원)을 투자했다. 캠퍼스 C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방문자센터를 포함한 총 7개 동이 들어섰다. 부지 면적만 98만 4500㎡로 캠퍼스 A·B를 합한 면적(103만 3000㎡)에 육박한다. 캠퍼스 C 내 모든 건물은 ‘알리 서클’로 불리는 원형 통로로 연결된다. 알리바바홀딩스그룹, 알리익스프레스가 속한 알리바바 인터내셔널 모두 캠퍼스 C에 입주했다.

캠퍼스 C엔 첨단 IT가 총집결했다. 전 구역 실내외 조명과 에어컨을 알리바바의 업무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딩딩’으로 조정할 수 있다. 날씨나 근무 인원에 따라 자동조절하는 ‘탄소 감축 두뇌’ 등 스마트 시스템을 적용했다. 공원에서의 안전 순찰과 구역 내 청소는 로봇이 맡는다.

중국 항저우 알리바바 본사 공원을 순찰하는 로봇 경찰의 모습. (사진=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알리바바 인터내셔널 직원이 지난 4일 중국 항저우 시시 캠퍼스 C 내 자판기에서 알리페이와 연동된 안면 인식 시스템으로 결제하고 있다. (영상=경계영 기자)
알리바바인터내셔널 직원들이 안면 인식 시스템을 통해 출근하고 있다. (사진=경계영 기자)
캠퍼스에선 얼굴만 있으면 모든 게 가능했다. 업무 구역을 드나들 때나 결제할 때도 안면 인식으로 통했다. 알리페이와 연동해둔 알리바바그룹 임직원은 카메라에 얼굴을 비추는 즉시 결제돼 상품을 사거나 식당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알리바바그룹이 들어선 시시 캠퍼스를 중심으로 미래과학기술지구가 조성됐다. 알리바바그룹 캠퍼스 B 역시 스타트업 등이 사무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외부에 공개했다. 알리바바 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알리바바 본사 주변에 인공지능(AI) 등 여러 기술 기반 스타트업 수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해 한 중국 경제학자가 분석한 중국 유니콘 보고서를 보면 유니콘 기업이 가장 많은 도시로 항저우가 4위에 오르며 베이징·상하이·선전 등 1선 도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알리바바가 일으킨 나비 효과로 풀이된다.

◇韓제품 세계로…‘글로벌 셀링’ 구체화

“세상에서 어려운 사업이 없도록 하자”는 사명에 맞게 알리바바그룹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장기 그룹 목표는 ‘2036년까지 소비자 20억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카이푸 장 알리바바 인터내셔널 디지털커머스그룹 부사장은 “세계 100여개국에서 이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판매자(셀러)만도 100만곳이 넘는다”며 “각 플랫폼에서 판매자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AI를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은 K열풍의 본류인 한국 시장에 공들이고 있다. 기업간 거래(B2B)를 담당하는 알리바바닷컴은 독일에 이어 한국에 전용 B2B 사이트 ‘한국 파빌리온’을, 기업-소비자간 거래(B2C)를 맡는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제품 전문관인 ‘K베뉴’를 각각 선보이면서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는 이달 말 한국 판매자의 상품을 세계에서 판매하는 ‘글로벌 셀링’(global selling)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미 한국 중소기업 상품을 티몰·타오바오를 통해 중국에, 라자다를 통해 동남아에 각각 판매하고 있지만 이를 전 세계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는 “알리익스프레스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국 제품을 B2B·B2C 모두 전 세계로 판매하는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며 “신선식품, 전자제품, 가전, 뷰티, 생활용품 등 K베뉴 상품 분야가 판매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항저우에 있는 알리바바그룹 캠퍼스 C 방문자센터 내부. 알리바바그룹에 따르면 기업 방문자센터론 세계 최대 규모이며 대학 도서관처럼 조성됐다. (사진=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중국 항저우 알리바바그룹 캠퍼스 C ‘알리 서클’에선 운동하며 일할 수 있도록 곳곳에 자전거 탁자가 비치돼있다. (사진=경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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