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제공] 제주 올레길을 밟기 위해 인천항에서 크루즈를 탔다. 금요일 저녁 출발한 청해진해운의 크루즈선 ‘오하마나호’는 13시간 30분의 항해 끝에 토요일 아침 제주항에 도착했다. 이번 여행은 토요일 하루 올레길을 걸은 뒤, 그날 저녁 다시 ‘오하마나호’를 타고 일요일 새벽 인천항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진행되었다.
배에 오르자 여기저기 단체로 온 팀들이 눈에 띄었다. 밤 10시쯤 선상 불꽃놀이가 시작되어 신나는 음악과 함께 온갖 모양의 폭죽이 밤하늘을 수놓으며 30분 가량 진행되었다. 관광객들은 갑판에 몰려나와 경쾌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망망대해의 어둠을 즐겼다.
이튿날 아침, 서울에서 온 부부 3쌍이 선실 로비 바닥에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50대 초반의 이들은 매달 한번 테마여행을 다니는데, 이번에는 한라산 등반을 위해 크루즈를 선택했다. “저가항공에 비해 결코 싸지 않아요. 장거리 여행을 배타고 함께 하는 것은 처음인데, 색다른 느낌을 주는 것 같다.” “지난겨울 눈꽃 축제 때도 크루즈를 이용했는데, 선상 불꽃놀이 때는 추운데도 들어설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한라산 등반이 3번째인데 철쭉을 보고 싶어 다시 오게 되었다.” “기회가 되면 자녀들을 크루즈 여행을 보낼 생각이다.” 이들은 크루즈 여행 예찬론자가 되었다.
여자 5명에 남자 한명이 낀 팀에게도 말을 붙여보았다. 50살 안팎의 계원인 이들은 “가격도 싸고 재미있다고 해서 배를 처음 타보는데, 배를 타는 게 재미있고 지루한 줄 모르겠다.”고 했다. “특히 선상 불꽃놀이가 환상적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벤트 홀에서 취침시간에 떠들어서 잠을 제대로 못 잤다고 불평도 했다.
아침 6시쯤 배는 신안군 지도면 병풍도를 지났고, 이어 북제주군 추자면 관탈도를 지났다. 제주로 유배가 성행하던 시절 유배객은 관탈도를 지나서야 비로소 의관을 내려놓았다고 한다. 날씨가 맑을 때면 관탈도에서 제주도가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 관탈의 의미를 ‘마음의 관탈’로 해석하기도 한다. 거센 풍랑을 헤치고 무사히 살아남아 이제 눈앞에 펼쳐진 제주까지 갈 수 있겠구나, 안도하는 마음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 제주 올레 제 12코스(무릉~용수 올레)
제주올레 제 12코스는 해안을 따라 서귀포시 전역을 잇고 제주시로 올라가는 첫 올레이다.무릉 2리부터 용수포구 절부암까지 들과 바다, 오름을 따라 이어지는 길이다. 총 길이 17.6km로 5-6시간 가량 걸린다. 제 12코스는 무릉 2리 제주 자연생태문화 체험골-평지교회-신도연못-녹낭봉-(구)신도초교- 고인돌-도원횟집- 신도 앞바다-수월봉- 엉알길- 자구내 포구-생이기정 바당길- 용수포구(절부암)로 이어진다.
수월봉 정상(해발 77미터)에서 바라보는 풍광이 시원스럽다. 이곳에서는 차귀도, 죽도, 눈섬, 당산봉, 산방산, 한라산까지 제주 서북지역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수월봉 아래 바다쪽으로 깎아지른 듯한 절벽은 '엉알’이라고 부른다.
차귀도는 제주도에 딸린 무인도 가운데 가장 큰 섬이다. 자구내 마을에서 배로 10여분 걸리는 곳에 있다. 죽도, 지실이섬, 와도의 세 섬과 작은 부속 섬을 거느리고 있는데, 깎아지른 듯한 해안절벽과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룬다.
차귀도를 바라보며 수월봉과 엉알길을 지나 당산봉을 넘고 나면 ‘생이기정 바당길’(새가 많은 절벽이라는 뜻)로 접어든다. 절벽 아래로 펼쳐진 옥빛 물빛과 귓전을 때리는 ‘솨솨, 철썩철썩’ 파도소리는 올레꾼의 눈과 귀를 시원하게 씻긴다.
▣크루즈로 떠나는 한라산 여행상품
등반트레킹 전문회사 (주) 기러기투어(1588-9975)는 서울, 경기, 수도권 위주의 한라상 등반상품을 판매중이다. 오하마나호를 이용하는 이 상품은 월, 수, 금 12만9천원이다. 오하마나호는 인천에서 매주 월, 수, 금 오후 7시에 출항하고, 제주에서는 화, 목, 토 오후 7시에 출항해 다음날 오전 8시 30분에 목적지에 도착한다.
▶ 관련기사 ◀
☞그곳에 가면 누구나 ''꽃남 꽃녀''
☞울진 친환경농업엑스포, 체험학습에 피서까지
☞20년 만에 야영 한번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