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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후연구단체 "기후변화가 산불피해 더 키워"

정다슬 기자I 2025.03.28 08:05:12

기후과학자네트워크 한·일 산불 분석결과
과거보다 기온 2도 높아지고 30% 건조, 풍속도 10% 빨라져

25일 경북 의성군 옥산면 일대에서 한 주민이 집으로 넘어오는 불길을 잡으려고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경북 의성, 안동 등 경상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 피해가 역대 최대 규모로 추산되는 가운데, “인간이 주도한 기후변화로”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국제 기후과학자 네트워크 평가가 나왔다.

기후과학자 네트워크 ‘클리마미터’는 26일 한국과 일본에 잇따라 발생한 대형 산불과 관련해 ‘2025년 3월 일본·한국 산불은 인간이 주도한 기후변화로 강화된 기상 조건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평가했다. 현재 일본 이마바리시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300헥타르 이상이 탄 상황이다.

연구진은 지난 21∼23일 기준으로 우리나라 상황에 대해 “산불이 건조한 토양과 강풍, 비정상적으로 높은 기온이 지속돼 산불이 빠르게 확산했다”며 “한국은 기후변화로 인해 춥고 습한 겨울에서 따뜻하고 건조한 환경으로 변해 화재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고 결과적으로 산불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과거와 비교해 달라신 기상조건 그래프. 부산 데이터를 보면 기온은 올라갔고 일 강수량은 줄었으며 풍속을 빨라졌다. (사진= 클리마미터 캡처)
연구진은 이번 산불 피해 지역의 과거(1950∼1986년)과 현재(1987∼2023년)의 기상 조건을 비교했다. 그 결과 이 지역은 과거 대비 기온이 최대 2도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혼슈와 함께 한국 남부 지역은 일 강수량도 최대 2㎜까지 낮아져 최대 30% 더 건조해진 모습이었다. 바람도 한국의 해안 지역에서는 최대 시속 4.8㎞까지 10% 빨라졌다.

연구진은 이번 산불과 유사한 기상 조건이 지구온난화가 심화할 경우 더욱 강화할 것이라 내다봤다. 엘니뇨 등 자연적인 기후 요인의 경우 부차적이고, 인간 활동에 따른 기후변화가 이런 상황의 주된 요인이라 평가했다.

이 연구에 참여한 다비데 파란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 리서치 디렉터는 “최근 몇 주간 동아시아에는 기록적인 강설과 수십년 만의 최악의 산불이 발생했다”며 “기후변화는 단순히 지구 온도를 높이는 게 아니라 여러 극단 상황을 증폭시켜 이 지역에 불과 얼음으로 인한 재난을 가중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연구자인 그레타 카자니가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 박사후 연구원은 “한국과 일본의 산불은 기후변화가 상호 연결된 극단적인 기상현상을 어떤 식으로 증폭시키는지 보여준다”며 “폭염은 식생을 건조하게 만들고 강한 바람은 화염을 가속화하며 다른 계절에 발생한 폭우는 향후 화재 발생 시 연소대상이 되는 덤불을 자라나게 만든다. 위험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힐수록 기후 적응 전략의 시급성이 더욱 올라가는 악순환이 만들어진다”고 평했다.

클라마미터의 이번 분석은 유럽연합(EU)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은 연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다. 분석 전문과 사용된 방법론에 대한 설명은 클리마미터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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