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대 중년의 나이에 어깨통증이나 팔저림 증상이 생기면 오십견을 의심하기 쉽다. 이 연령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어깨 질환인데다가 레저 인구의 증가로 오십견을 겪는 연령대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깨통증은 목 질환이 원인일 가능성도 있다. 특히 팔 저림 증상과 함께 뒷목과 어깨 통증이 동반되면 목디스크일 가능성이 높다.
목디스크는 목뼈 사이에 위치한 추간판(디스크)이 외상 혹은 노화로 정상 범위 밖으로 빠져나와 신경을 압박하거나 자극해 통증·운동기능이상·팔저림 등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전 연령에서 TV·스마트폰 사용이 늘면서 노인성 질환이었던 일자목과 목디스크 등의 환자 비중이 청소년·청년·중장년층을 가리지 않고 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목디스크 환자는 2015년 87만4230명에서 2019년 101만4185명으로 5년 사이 16% 늘었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팔 저림이 생겼을 때는 증상이 어디서부터 나타나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며 “특히 오른쪽 팔 저림이 있을 경우 목디스크일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목디스크의 주요 증상은 목통증과 결림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병변의 원인이 되는 위치에 따라 어깨와 날개뼈 부분의 통증, 어깨 및 목 근육 강직, 팔의 통증과 저림 등 다양한 양상으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때문에 중장년층에서는 목디스크로 어깨통증이 나타나도 오십견이라 착각해 엉뚱한 치료를 받다가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심 원장은 “목디스크일 때 초기 치료를 놓치면 수술로 이어지거나 만성통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며 “어깨를 치료해도 개선되지 않으면 목디스크를 의심하고 관련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오십견은 주로 어깨 관절주변에서 통증이 느껴지며 밤에 더 심해진다. 어깨관절의 운동에도 제약이 생겨 팔을 위로 들거나 뒤로 젖히는 동작이 어려운 특징이 있다.
반면 목디스크는 목뼈(경추) 사이의 척추원반(추간판)이 옆으로 삐져나와 신경을 누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뒷목 통증, 양쪽 어깨 통증, 팔로 뻗치는 통증(상지방사통)이 나타난다. 삐져나온 추간판이 누르는 신경에 따라 어깨나 팔 부위에 통증 및 감각 이상이 발생하는데 이 때문에 젓가락질, 글씨쓰기, 단추 채우기, 바느질 등 섬세한 동작을 하는데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오십견인지 목디스크인지 헷갈릴 때는 손가락의 감각을 확인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심 원장은 “목디스크는 보통 목뼈 제5·6번, 제6·7번에서 가장 많이 발병한다”며 “제5·6번 목뼈에서 발병하면 엄지와 검지에, 제6·7번 목뼈 디스크가 탈출하면 중지와 약지에 통증과 감각이상이 동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상이 가벼운 초기에는 자세교정, 약물치료, 운동, 물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개선이 가능하다. 하지만 증상이 심해 손가락이나 팔에 마비 증상이 나타나면 신경성형술이나 고주파감압술 등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주사치료에는 뼈주사로 불리는 스테로이드 제제 주사나, 증식치료로 불리는 프롤로테라피(prolotherapy)가 있다. 스테로이드는 염증을 억제하지만 장기 투약할 경우 당뇨병, 고혈압, 염증, 골손실 등의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인위적인 염증과 고삼투압 자극을 유발해 조직의 정상화를 꾀하는 프롤로테라피는 아직 치료기전이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았고, 치료결과도 들쑥날쑥한 편이다.
이 때문에 경증 또는 중등도의 디스크에는 비침습적인 전기자극 치료가 선호되고 있다. 세포에 전류를 흘러넣어 정상화시킴으로써 증상까지 바로 잡는 원리다. 세포에서 음전하가 방전되면 기능이 저하되고 통증이 커진다는 전자생리학 이론에 기반해 세포를 자극하고 음전하를 충전해 통증을 치료한다.
대표적인 ‘호아타요법’은 기존의 경피적전기신경자극기(TENS)보다 피부깊이 전류를 보내 병변에 직접 자극을 줘 효과가 뛰어나다. 전류가 세포 주변에 쌓인 림프슬러지(림프액찌꺼기)를 녹이고 세포 대사를 촉진해 병변의 회복은 물론 재발을 막는 효과도 있다. 심 원장은 “경증 목디스크의 경우 1주일에 2~3회, 약 2개월 동안 꾸준히 치료하면 통증이 개선되고 발병 요인이었던 경추신경의 이완과 제자리잡기가 유도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기본이다. TV·컴퓨터를 볼 때 턱을 가슴 쪽으로 당기는 듯한 반듯한 자세를 유지하고,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지 않도록 하며, 틈틈이 목을 스트레칭하고, 목이 C자 커브를 유지할 수 있도록 낮은 베개를 쓰는 게 필요하다.